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열려라 도서관, 피어라 꿈' - '어린이도서관'의 미래를 論하다

오혜자 관장 "연령·감성에 맞는 책과 질적으로 우수한 자료 갖춰야"
유현주 사서팀장 "눈높이 맞춤 구성 등 어린이가 주인공인 공간돼야"
권주현 독서지도사 "이미 도서관은 많아… 인적 인프라 양성 힘써야"

  • 웹출고시간2015.09.30 17:40:17
  • 최종수정2015.09.30 20:18:54
[충북일보] 충북 어린이도서관의 현실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도시 전역의 가치 있는 어린이도서관을 찾아 떠났다. 그리고 유럽의 어린이도서관 순례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찾고자 했다. 영국 런던 외곽지에 자리잡은 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의 문을 여는 순간, 실내 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어, 패딩턴 어린이도서관, 파리 발레이르 도서관 등을 거치면서 변화된 생각은'겉모습보다 도서관 안에 담긴 역사와 전통'이 주는 무게가 물리적 환경을 뛰어 넘고 있다는 점이었다.

파주헤이리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부모와 어린이들

ⓒ 윤기윤기자
그동안 충북 어린이도서관도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을 통해 외형적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추었다. 이제는 그 안에'무엇을 담아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앞으로 어린이도서관의 역사를 제대로 만들어 가야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가 환하고 행복하게 열릴 것이다.

오송도서관 유현주 사서팀장, 초롱이네 작은도서관 오혜자 관장, 권주현 어린이독서지도사를 지상(誌上)으로 청해 어린이도서관의 미래를 논했다.

◇ 어린이가 주인공인 행복한 어린이도서관

- 어린이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

오혜자 초롱이네 도서관 관장

ⓒ 윤기윤기자
△오혜자 관장 "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 이용자를 위한 도서자료와 어린이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서비스의 내용을 갖추고 있는 도서관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전용도서관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용대상에 대한 구분만이 아니라 특별히 도서자료에 대한 이해와 도서 활용 및 연령에 맞는 독서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전문 도서관의 역할이 필요하다."

△권주현 어린이독서지도사" 어렸을 때부터 독서습관을 길러야 한다.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어린이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독서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사회의 역할 분담을 해야 할 대표적인 기관이 바로 어린이도서관인 것이다."

△유현주 사서팀장" 요즘은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 문화에 지나치게 노출되어 있는 시대다. 기계가 없는 어린이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독서로 가득한 문화공간이다."

- 최근 어린이도서관이 많아졌다.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유현주 사서팀장" 거창한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는 도서관이 아닌,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세심한 공간 구성과 어린이 전문 콘텐츠 확충 그리고 프로그램 운영 등 어린이가 주인공인 도서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혜자 관장" 제일 먼저 접근성이다. 어린이에게는 작은 규모여도 생활공간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일상 속에서 자주 이용하는 것이 더 의미가 크다. 그 다음이 어린이 연령과 감성에 맞는 책과 자료들이다. 질적으로도 우수하고 내용이 풍부한 자료를 갖추는 것, 어린 이용자들이 책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게 배치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정해 전시하는 것도 포함된다. 책을 읽는 공간도 중요하다. 책과 공간에 대해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사서와 자원봉사자가 있어 어린이와 양육자가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권주현 어린이독서지도사" 현재 도서관의 인프라는 많이 구축되어 있다. 앞으로는 인적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도서관을 이끌어 갈 도서관 직원들도 중요하다. 균형 있게 끌고 가야 한다."

- 유럽(영국, 프랑스)에서는 정규교육과정과 어린이도서관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오혜자 관장 "우리나라도 학교정규교육과정과 도서자료를 연계한 학습방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교도서관도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자료를 확충하고 활용도도 많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공공도서관과 어린이도서관을 찾는 것은 개인의 독서활동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독서환경이 좋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학업성취를 중심으로 짜여진 어린이 삶의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큰 효과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부분적으로 어린이도서관에서 그간 쌓아온 어린이독서문화프로그램과 우수한 도서자료의 선정기준, 어린이도서관서비스의 내용을 학교·학교도서관과 공유, 교류하고 있으나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가야한다."

유현주 오송도서관 사서팀장

ⓒ 윤기윤기자
△유현주 사서팀장 "현재 공공도서관에서는 어린이 교과와 연계한 독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하거나 방학 중에 집중 독서가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년별 교과에 실린 도서를 구비하여 필독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노력들을 마을 마다 위치한 작은 도서관(청주시 작은 도서관 117개소)과 연계하여 추진한다면 보다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본다."

△권주현 어린이독서지도사" 무엇보다 예산이 있는 공공도서관은 작은 도서관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해줘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방과후 교육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도서관과 나눠 진행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 유럽의 경우처럼'방과 후 활동'을 정규학교가 아닌, 어린이도서관을 활용한다면?

△유현주 사서팀장"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독서상담 또는 아이들을 위한 축제 그리고 아이와 부모간의 관계와 아이들 간의 관계 등 일상의 문제들을 풀어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나누고 있다. 그런 프로그램과 노하우를 나누고 싶다. 학교와 도서관이 방과 후 활동을 협업할 때, 좋은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오혜자 관장" 어린이도서관의 활동가나 활동프로그램이 학교나 지역사회의 공부방 복지관 등 어린이들이 방과 후 머무는 공간으로 찾아갈 수도 있다. 인근의 어린이도서관으로 정기적인 견학방문을 하거나 지역연계활동으로 도서관과 공동의 프로그램을 개설해도 좋겠다."

△권주현 어린이독서지도사" 방과 후 활동은 정규교육과 분리해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방과 후 활동은 사교육을 방지하고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정책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규교육에서 과제물을 도서관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 등을 모색해야 한다."

- 도서관 인프라는 갖춰져 가는데, 인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권주현 어린이 독서지도사

ⓒ 윤기윤기자
△유현주 사서팀장 "청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율봉 어린이 도서관의 경우에도 사서직원이 고작 1명이다. 사실 그 인원으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펼치기에는 무리다. 도서관법시행령 제4조'사서직 배치 기준'에 의하면 법정사서직원수가 9명은 되어야 하지만, 1명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현실은 권역별 공공도서관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서관 서비스 질을 평가하기 전에 일단 도서관 구성의 기본인 인력 배치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서비스를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혜자 관장 "먼저 대학의 문헌정보학과나 사서양성과정에 주제전문사서과정 도입이 필요하다. 공공도서관의 사서 역시 어린이전문사서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필요한데, 문제는 사서직의 순환근무제가 역량을 축적시키기 어려운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권주현 어린이독서지도사" 그동안 어린이도서관이라는 환경적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시급했다면, 이제는 그 안에 무엇을 담아 어린이들에게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이 전문사서의 양성과 같은 전문가가 필요하다. 어린이를 위한 독서방법, 활성화 방법, 청소년독서로의 연계성 등 내실 있는 어린이도서관 운영이 필요하다."

◇ 어린이도서관의 역할, 정규교육의 한 축으로 가야

유럽 어린이도서관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프랑스의 풍경은 그대로 초록의 세상이었다. 압축 성장을 통해 복지와 문화를 구현하고 있는 한국과는 농축된 세월의 차이가 뚜렷했다. 대학을'출세와 부유한 삶'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된 교육현실과 대학은'좋아하는 어떤 일'을 위해 필요한 곳이라는 유럽인들의 생각 밑바닥에는 분명'복지'라는 든든한 기반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존재했다.

유럽의 어린이 도서관은 정규교육과정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성장했다. 그 바탕에는 잘 구축된 복지제도와 시민들의 삶에 대한 고유의 가치관이 잘 정립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국 교육과 문화의 힘은 든든한 복지로부터 출발한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삶이 보장된다면, 굳이 출세와 부를 위해 치닫지 않을 것이다. 유럽 어린이도서관의 역할은 정규교육의 보조가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서 같이 움직인다."

프랑스에서 7년 동안 유학생활을 하며 통역과 가이드를 하고 있는 박성호(34)씨의 말이 어쩌면 해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