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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도서관, 피어라 꿈' - 청주 '기적의 도서관'

오감으로 즐기는 종합문화공간
'나를 키운 것은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 - 빌 게이츠의 자서전 中

  • 웹출고시간2015.09.29 16:14:33
  • 최종수정2015.09.29 19:51:24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사에 위대한 업적이나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의 공통점은 바로 어린 시절부터 책 속에 파묻혀 생활했다는 점이다. 꼭 위인이 아니더라도 선량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은 '책 읽는 교양인'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지역사회 곳곳에 '어린이도서관'이 많을수록 국가와 사회의 정신적 지반과 성장 동력이 튼실해진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기적의 도서관'과 같은 어린이 전문도서관이 민(民)으로부터 시작돼, 관(官)이 참여하면서 어린이도서관의 역할과 중요성이 증대되기 시작했다. '기적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책임도 민관협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따른다. 지역사회 민간 인사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운영의 주체가 되고, 지방자치단체는 재정을 담당한다.

청주 기적의 도서관 모습

ⓒ 윤기윤기자
[충북일보] ◇ 청주기적의 도서관

앞서 소개한 초롱이네 도서관이 순수하게 민의 힘으로 생겨난 것이라면, 청주 기적의 도서관은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민관협력체제다. 초롱이네 도서관으로 대변되는 자생적 도서관의 역할은 참으로 귀하지만, 자원의 부재로 활성화의 한계에 부딪힌다. 그 대안이 어쩌면 '민(民)의 창의(創意)'와 '관(官)의 자원(資源)'이 결합한 형태의 '기적의 도서관'이다.

청주기적의도서관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수곡1동 97-2번지에 2004년 7월15일 개관했다. 당시 청주시는 공공도서관이 부족하고 어린이 도서 콘텐츠도 열악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청주시는 MBC 문화방송 '느낌표' 제작팀과 공동으로 아이들의 창조적 능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청주기적의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청주 기적의 도서관 내부모습

ⓒ 윤기윤기자
장소 선정 시 경제적 문화적 취약 지역을 우선하였으며, 초등학교나 주거지역에 인접해 있어 어린이가 보호자 동반 없이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였다.

청주 기적의 도서관은 2014년 기준 단행본 4만7천14권, 비 도서자료 502종, 정기간행물 55여종을 보유중이다. 도서관 이용현황으로는 열람실 이용자수가 13만8천45명이며, 도서대출 수는 4만7천738권이다. 도서대출자수는 1만1천715명이며 도서대출 회원 가입 수는 1만3천511명이다.

문화마당으로 학기프로그램과 방학프로그램,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북스타트 자원봉사자 모임인 '돌멩이국'과 영어동극모임, 생활과학교실, 독서탐험, 영어동화, '책이랑 놀아요.' 등의 독서모임이 있다.

방학이면 '내 밥상 속의 이산화탄소', 자연의 색 숲 꾸미기, 어린이지구시민교육, 어린이천문우주과학교실, 여름독서교실, 자연수호 탐험대, 지구가 아파요 등 다양한 활동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특별프로그램으로는 북 페스티벌(작가와 함께 '책속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무한 상상실, 천문대로 떠나는 별자리캠프 등 다채롭다.

청주 기적의 도서관 민경록 관장

ⓒ 윤기윤기자
청주 기적의 도서관 민경록 관장은 "청주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아이들이 도서관을 통해 책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공간"이라며 "독서의 즐거움을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도록 하며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 모두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성장하기 위한 정보와 문화의 장을 제공한다. 도서관에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와 친구들이 책과 함께 뒹굴며 놀아보기를 권한다."라고 말한다.

◇ 열린 '어린이도서관'에서 피어나오는 꿈

우리나라 어린이도서관의 물리적 환경은 이제 선진국 수준에 육박했고, 이미 넘어선 곳도 있다. 하지만 복지의 수준, 오랜 전통 속에 뿌리내린 삶의 방식, 성숙한 시민 의식 등 아직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요즈음 도서관의 트렌드는 책을 읽고, 빌려보기도 하면서 색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비해 종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어린이도서관에서는 동화구연이나 인형극, 독서캠핑, 만화 애니메이션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오감으로 도서관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주말이나, 방학이라는 한계가 못내 아쉬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중학교만 입학해도 어린이도서관으로의 발걸음은 단절되다시피 한다. 도서관에서 계속 꿈을 키우고 이어나갈 대안은 없을까.

"초등학교가 끝나고 중학교에 들어가면 꾸준히 책을 읽고 희망을 키우기보다 본격적으로 대학입시를 위한 전략적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 도서관에서 많은 독서를 통해 풍부한 소양과 지식 그리고 꿈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우리 대학에서 요구하는 것은 학교의 주입식 교육의 결과물이니, 획일적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그것에 맞춘 학원이나 과외가 성행할 수밖에 없다."

청주 기적의 도서관에서 만난 김주미(36·수곡동)씨의 말이다. 일례로 중학교 수학시간에 도서관을 이용하여 통계자료를 찾아오라는 과제를 주었더니 절반 이상이 그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더라는 한 수학교사의 한탄을 들은 적이 있다. 청소년의 도서관 이용은 도서관의 도서나 자료를 활용한다기보다 열람실을 시험공부로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평소 학교와 지역도서관의 유기적 연대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는 증례라 할 것이다.

청주 기적의 도서관 벽면에 있는 물고기 모양의 책꽂이

ⓒ 윤기윤기자
어린이도서관에서 키운 꿈과 희망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 그것은 현재의 입시정책에 그 맥락이 맞닿아 있다. 어린이도서관에서 다시 청소년도서관으로, 그리고 성인들이 이용하는 종합도서관으로 확대되어 가는 프로그램은 결국 대학입시와 교육 정책을 개선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삶에 대한 근원적 성찰과 세상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세계를 키워주는 교육을 위해 학교와 도서관의 유대가 제도화되기를 기대한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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