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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충북은 안전한가 - 기업형 행사 교육계 침투

'안전성 평가' 단 10점…일회성 이벤트에만 몰두

  • 웹출고시간2014.04.22 19:17:19
  • 최종수정2014.04.23 20:05:33
기업화된 여행 업체와 대규모 학교를 우선시하는 현지 숙박업소의 횡포에 정작 학생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행업체 선정에 기준이 까다로워 사실상 일부 특정 여행업체에만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100여명 규모로 단체 여행을 떠나는 일부 소규모 학교에서는 대규모 학교를 지나치게 우선시하는 현지 숙박업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벤트 일정에만 몰두하는 일선 학교도 현장체험이라는 교육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기업화된 수학여행…여행사 선정 기준 '유명무실'

여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학교는 원칙적으로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1인 기준 추정가격이 2천만원 이하인 물품·용역인 경우 등에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기준이 적용되는 사례가 극히 드문 데다 세부 평가 항목이 까다로워 사실상 몇몇 단체 여행을 취급하는 업체만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안서 평가는 객관적 평가 3개 항목 35점과 주관적 평가 4개 항목 65점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최근 3년간 수학여행 실적이나 업체의 경영상태 등이 평가 항목에 포함돼 있어 사실상 신생 여행업체의 참여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기존 대형 업체가 계속해서 수학여행을 전담하게 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의 독창성, 적정성, 충실도 등도 평가의 5분의 1인 20점을 차지하는데 지나치게 주관적인 의사가 업체 선정을 좌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반면 안전성 평가는 단 10점에 불과한데다 항목자체도 보험가입, 안전계획 제시 등 형식에 머물고 있다.

단체여행을 취급하는 도내 한 여행업체는 "청주시내 기준으로 2~3개 대형 여행업체가 수학여행 등을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참여 기준이 워낙 까다로운데다 주관적인 평가도 상당부분 차지하는 점은 학교와 업체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심을 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사고가 빈번해지면서 규정이 보완·강화됐지만 학교별로 평가 기준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철저하게 검증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고 있고 유착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취지 무색한 '현장체험' 성행…이벤트 행사로 전락

도교육청에 제출된 도내 초등학교의 상반기 현장체험학습 계획서 155건 가운데 에버랜드·롯데월드 등 전국 유명 놀이공원 계획만 모두 21건이다.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일정에 놀이공원 경유가 포함된 경우까지 감안하면 그 수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물관·유적지·식물원 견학, 도예·치즈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계획서는 단 48건에 불과했다.

최근 놀이기구에 대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 전국적으로 현장체험학습의 당초 취지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도내 일선 학교 상당수는 여전히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 몰두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체험학습의 취지는 교과서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기 위함이다. 최근 일선 학교에서 대폭 확대되고 있는 중요한 교과과정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런 취지는 점차 퇴색되고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녀의 수학여행을 앞둔 학부모 A(43·청주시 금천동)씨는 "매년 5월만 되면 불안해진다"며 "특히 놀이공원은 상대적으로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큰데다 가족들끼리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인데 굳이 현장학습 일정에 포함시킨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청주시 한 초등학교장은 "취지에 다소 벗어난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에 대해 납득이 간다"며 "이번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이 커져 단양, 공주 등 유적지 견학 쪽으로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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