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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채워지지 못한 '반쪽 행복'

본보 보도 후 후원자들 사랑의 집 선물
가구 등 생활용품 없어 이사 못하는 중

  • 웹출고시간2012.08.26 19:26: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희진이와 태국인 엄마 파난테 암닷 씨가 새 집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 방이 텅텅 비어 있다.

ⓒ 임장규기자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희진(9·청원군 문의면)이에게 드디어 '꿈'이 생겼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공부방이 마련되면서입니다. 희진이가 공부방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된 미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희진이가 웃습니다.

그동안 희진이는 공부다운 공부를 해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공부할 장소가 없었습니다. 단칸방의 아빠(50)는 사고로 몇 년째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하루 종일 질러댑니다. 태국인 엄마(51)는 아빠의 대소변을 받아내느라 바쁩니다. 9살 소녀가 감당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환경입니다. 아빠는 지체장애 1급을 받았지만, 약간의 조부모 재산 탓에 기초수급에서 탈락했습니다.

희진이네 가족에게 새 집을 선물한 후원자들이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희진이의 딱한 처지는 '충북일보 나눔의 행복'을 통해 도민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지역 독지가들이 희진이를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금강스치로폴 임지훈 대표와 일신설비 구본성 대표, 디자인케이크 김학구 대표, 박병권, 박지효씨 등이 1천여만원을 들여 새 집을 지어줬습니다.

26일 오전 다시 만난 희진이는 새 집에 누워 무언가를 적고 있었습니다.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였습니다. 잠깐의 얘기를 나눈 뒤 집을 둘러봤습니다. 어라? 이상합니다. 집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태국인 엄마 파난테 암닷 씨가 말합니다. "아직 이사를 못했어요. 가져올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예전 집에 있는 건 전부 시부모님 거예요."

그렇습니다. 희진이 가족은 조부모 집에 얹혀살았습니다. 가진 거라곤 몇 푼 안 되는 아빠의 장애연금 뿐입니다. 새 집이 생겼지만 책상도, 옷장도, 가스레인지도, TV도 없습니다. 이렇게 더운 여름인데도 선풍기 하나 없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너무나 많은 희진이네 러브하우스입니다.

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텅텅 빈 희진이네 새 집을 사랑으로 채워주십시오. 이 아이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십시오. 아이는 커서 도민들의 사랑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후원 문의 :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043-258-4493)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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