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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날개 - 가난해도 해맑은 7살 희수

"세상 사는 게 즐거워요" 당돌한 아이
엄마 출산 후 가출… 아빠는 무릎환자
낡은 나무 집에 살아도 꿈 많은 소녀

  • 웹출고시간2012.03.04 19:04: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부분은 그랬다. '나눔의 행복' 캠페인을 통해 만난 아동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어두웠다. 그럴 만했다. 그 아이들은 아프거나, 부모가 없었다. 혹은 찢어지도록 가난했다.

그런데 이 아이는 달랐다. 어디서 나오는 에너지인지 끝도 없이 해맑았다.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예쁜 아이 장희수(7·여·청원군 미원면 용곡리).

가난해도 해맑은 7살 여아 희수가 아빠 수경(44)씨 앞에 앉아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임장규기자
희수는 가난했다. 엄마도 없었다. 아빠는 몸이 아팠다. 그런데도 해맑았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아이여서일까. 아니면 타고난 낙천성일까. 당돌한 여아 희수는 "세상 사는 게 즐겁다"고 했다. 아빠랑 노는 것도 재미있고, 그림 그리는 것도 재미있고, 아무튼 다 재미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요, 초등학교 입학하는 게 제일 좋아요." "왜 좋아?" 희수가 몸을 배배 꼰다. 얼굴이 빨개져서 한다는 말이 기가 차다. "규민이랑 짝꿍하고 싶어서요. 규민이가 누구냐면요, 우리 동네에서 젤 멋있는 남자에요. 아빠보다도 멋있어요."

방 한쪽에 앉아 있던 아빠 수경(44)씨가 화난(?) 표정이다. 딸이 도망가는데 잡으러 가지는 못한다. 다리가 아파서다.

수경씨는 20여년 전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도축 일을 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졌다. 지금까지 총 3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신통치 않다.

"앞으로 1년은 더 재활치료를 받아야 해요. 지금은 기초수급비 40여만원으로 생활하고 있고요. 일을 하고 싶어도 몸이 이러니 원…."

설상가상이다. 수경씨는 발가락 수술도 받아야 한다. 왼쪽 세 번째 발가락은 퇴화돼 없어진 지 오래고, 네 번째 발가락마저 신경이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자신의 몸보다 월세 비용이 더 걱정이다. 오는 6월 연 60만원짜리 재계약이 암담하기만 하다. 희수의 친모가 남겨둔 통신비 120만원도 못 갚는 처지인지라,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삐걱삐걱'. 나무로 짠 낡은 집이 봄바람에 요란을 떤다.

희수 엄마는 희수가 6개월 때 집을 나갔다. 매사 긍정적인 희수는 엄마가 하늘나라에 있는 줄 안다. "엄마요? 별로 안 보고 싶어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요."

아빠는 희수 엄마의 사진을 일찌감치 버렸다. 차라리 죽었다고 하는 게 마음 편할거라 생각했다.

제 엄마 얘기를 하는데도 희수는 딴청이다. 한참동안 가방을 뒤지더니 그림 한 장을 내민다. "이거 어린이집에서 상 받은 거예요. 잘 그렸죠? 저 화가 소질이 있나 봐요. 히히." 며칠 전 간호사가 되고 싶다더니 그새 장래희망을 바꿔버렸다.

희수가 아빠와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희수 뒤에 보이는 건물이 연 60만원짜리 월세 집이다.

ⓒ 임장규기자
지난 2일 희수는 미원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낡은 책가방을 맨 희수는 규민이랑 장난치느라 바쁘다. "저 녀석 어떻게 키우죠? 이제 시작인데…." 제 아빠가 운동장 뒤편에서 한숨을 쉬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는, 장난기 가득한 7살 꼬마 희수다.

/ 임장규기자

※ 후원을 기다립니다. 희수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십시오. 매월 소액 정기후원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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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문의 :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043-258-4493)

※ 후원 감사합니다

◇희망의 날개 3. 미토콘드리아 근육병 앓는 성민이

△김원택씨 100만원 △윤기학씨 5만원 △이소영씨 1만원(매달 정기후원)

◇희망의 날개 4. 아빠와 집, 모두를 잃은 주성이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긴급 구호금 200만원 △박종복 충북여성발전센터소장 100만원 △㈜비알코리아 40만원 △조용주씨 20만원 △드림엔터테인먼트 20만원 △상주제일연탄(하태동) 10만원씨 △남조현씨 5만원 △이종건씨 3만원 △이봉기씨 3만원 △박주보씨 2만원 △권용순씨 1만원 △곽은지씨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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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