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보름여 앞두고 청주시가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 중 하나인 '벌초 대행 서비스'를 답례품 목록에서 제외키로 했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벌초 대행 서비스'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청주시로 기부를 한 이들에게 일정 부분의 벌초 대행 서비스 비용을 지원해주는 품목이었지만, 1년 간 이 서비스를 이용한 기부자는 단 1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10만원을 청주시에 기부할 경우 3만원의 서비스 비용을 시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차액에 대해서는 기부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기부자들은 이 지원 비용에 큰 장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기부자들이 10만원 내외의 기부를 하고, 보통 벌초 부지당 30만원 내외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들의 경우 3만원 정도만 지원을 받다보니 실효성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쉽게 말해 할인권의 개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추가 비용 발생에 부담을 느껴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벌초 대행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은 지역산림조합이나 농·축협 등을 통해 대행을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고, 사설 업체도 큰 가격차이가 없어 굳이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기부를 하며 벌초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진 않은 셈이다.
또 벌초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는 많은 반면, 수요자는 거의 고정적이어서 차별성을 갖기도 힘든 구조다.
청주산림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조합으로 의뢰된 벌초 대행 서비스 신청 건수는 400기 정도로, 올해 역시 400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림조합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크게 줄지도, 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하는 시기적인 문제도 벌초 대행 서비스 이용객이 없는 것의 한 원인이 된다.
시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건 수는 906건이었지만, 12월 한달 동안의 기부 건 수는 2천건에 달했다.
전체 기부자 중 60% 이상이 연말정산 혜택을 받기 위해 12월에 몰리기 때문에 벌초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시기가 지나버리는 셈이다.
올해 역시 기부 건 수는 3천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1월부터 8월까지 기부 건 수는 1천 건에 불과하다.
시 관계자는 "10만원 규모 고향사랑기부의 경우 직장인들이 많이 동참을 하다보니 연말정산을 생각해서 대체로 12월달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벌초 대행 서비스의 경우 추후 더욱 보완하거나 지원 비중을 늘리는 방향 등을 고려해서 청주시로 고향사랑기부를 해주시는 기부자들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본인의 주소지를 제외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이하를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세액공제(10만원 이하는 전액, 10만원 초과는 16.5% 공제) 혜택과 기부금액 30% 이내 답례품이 제공된다.
청주시는 청원생명수박, 블루베리, 방울토마토, 한돈, 한우, 참기름·들기름, 선식, 미원산골마을빵, 블루베리잼, 쌀과자, 빨간쌀식혜, 쌀약과, 오란다, 현도오토캠핑장 이용권 등 40여가지 품목을 제공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동참을 희망하는 자는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https://ilovegohyang.go.kr)에 접속해 해당 지자체에 신청을 하면 된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