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청주시에… '얼어붙은' 공직사회

검찰발 사정 바람에 공무원들 "책잡힐라" 몸조심
모임 자제 분위기 확산… 예정된 행사도 전격 취소
인근 식당가 깊은 한숨… "檢 수사에 신중 기해야"

2015.11.09 19:25:38

9일 낮 12시40분께 청주시청 후문이 있는 식당가가 검찰발 사정 바람의 영향으로 휑하다.

ⓒ안순자기자
[충북일보=청주]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놓인 청주시의 분위기가 인근 식당가에 미치고 있다.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 특수를 앞두고 검찰발 사정 바람에 모임 자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승훈 청주시장의 신병처리 범위가 이번 주 내로 확정될 것으로 예측된 데다 최근 흥덕구청 야간 근무 당직자들의 음주가 경찰을 통해 공개되면서 공직사회가 크게 침체돼 있다.

오는 14일 예정된 공무원 한마음 체육대회는 행사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 전격 취소됐다.

공무원들은 오는 24일부터 12월1일 진행되는 행정사무감사 때 '책잡힐 일은 없어야 한다'는 각오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평가를 거쳐 12월 중 발표될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측정도 이런 분위기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는 식당가는 걱정이 태산이다.

이맘때면 걸려오던 연말 저녁 모임 예약전화가 뚝 끊겼다.

9일 현재 시청 인근 상당로 A식당은 연말 저녁 손님 예약을 단 한 건도 받지 못했다.

예년같으면 모임 예약으로 빽빽해야 했던 달력은 빈칸으로 남아있다.

A식당 주인은 "세월호를 시작으로 6·4지방 선거, 구제역, 메르스가 이어지더니 이제는 검찰 조사로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며 "오늘도 점심 손님도 공무원은 한 팀만 받았을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저녁 장사는 아예 포기하다 시피했다"고 말했다.

9일 낮 12시40분께 청주시청 후문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 공무원들이 서둘러 복귀하고 있다.

ⓒ안순자기자
인근 식당과 호프집 사정도 마찬가지다.

B호프집은 "퇴근 후 공무원들이 한잔하러 종종 들렀는데 이달 들어 발길이 뚝 끊긴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 공무원은 "분위기도 안 좋은데 괜히 눈에 띄는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며 "모임은 되도록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 집 근처나 시청과 떨어진 곳에서 사람을 만난다"고 말했다.

꽁꽁 얼어붙은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시민 김모 씨는 "검찰 수사에서 잘잘못은 명백하게 가려져야 하지만 이승훈 시장 개인의 문제로 볼일이 아니다. 현재 분위기상 2매립장이나 시청사 건립 방법 등 각종 정책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불필요한 우려와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검찰은 수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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