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김병우·이승훈 '위기의 가을'

2016.10.23 21:00:01

이시종 지사, KTX 세종역 신설 논란 '깊은 수렁'

이해찬 불쏘시개…더민주 곤혹
여야 책임론속 공조시스템 구축
손학규 탈당, 이시종 거취 영향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근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살려 달라'고 얘기한다.

KTX 세종역 신설과 관련된 논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민선 6기 충북도정 동력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시종 충북지사

7전 7승의 신화를 이뤄낸 이 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치 7단'이다.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은 이 지사에게 올해 가을은 '잔인한 계절'이다.

이 지사는 일단 KTX 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한 민·관·동 공동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세종역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고, 민(民)과 관(官)과 정(政)이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이끌어낸 셈이다.

하지만, 지역 정·관가에서 불문율처럼 사라지지 않는 얘기가 있다.

세종시 출범을 위해 옛 청원군 부용면 8개리까지 떼어 준 이 지사. 지역 건설업체의 세종시 건설참여도 이뤄내지 못한 충북도.

더구나 이번 세종역 논란의 불쏘시개를 자처한 장본인은 바로 이 지사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해찬 의원과 이춘희 세종시장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지사는 당내 주류인 친노(친노무현)계가 아니다. 비노계로 분류되면서 굳이 계파를 따지자면 손학규계에 속한다.

손 전 고문이 정계복귀를 선언하면서 곧바로 더민주 탈당을 선언한 것도 이 지사와 같은 당 오제세(청주 서원) 의원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최근 "이 지사가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외롭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고, 자칫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병우 교육감, 선거법·김영란법 위반 의혹

취임 후 2015년 11월까지 송사
職 유지 확정 뒤 개혁 드라이브
의혹 사실로 확정땐 대형 악재

김병우 충북교육감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경북 상주 출신이다. 고등학교까지 경북에서 졸업했다. 1976년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하면서 충북 사람이 됐다.

1987년 9월부터 도종환 더민주 국회의원과 함께 전교조 충북지부 결성을 주도했다.

2006년 7월 충북도교육위원에 당선됐다. 2010년 6월 2일 실시된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나 34.19%의 높은 득표에도 이기용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44.5%의 득표를 얻어 당선된 뒤 2014년 7월 1일 취임했다.

김 교육감은 취임 후 지난해 11월까지 교육감직 유지여부를 놓고 지난한 송사에 시달렸다. 김 교육감은 직 유지가 확정된 뒤 교육개혁을 목표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교육현장 곳곳에서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졌지만, 그의 교육개혁에 대한 지지세력도 급격하기 불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18년 재선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와중에 김 교육감 본인은 물론이고, 교육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거법·김영란법 의혹에 휩싸였다.

김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체육계 원로 수십명에게 음식을 제공하면서 '차기 지방선거에서 도와달라'고 발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교육감은 또한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의혹도 받고 있다. 선거법 위반 의혹과 함께 식대지급 행위 역시 김영란법 위반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셈이다.

만약 이 같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교육감은 충북에서 첫번째로 김영란법을 위반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교육은 타이밍이다. 신의 한수가 필요한 김 교육감에게도 이번 가을은 '위기의 계절'이다.
이승훈 청주시장, 당선무효형 구형에 '화들짝'

정자법 위반 혐의 징역형 구형
MRO·KTX 세종역 대응력 약화
수부도시 시장 존재감 사라져

이승훈 청주시장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을 구형받은 이승훈 시장은 몸을 바짝 웅크리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끝으로 공직을 떠났던 이 시장은 2년 뒤 19대 총선에 옛 청원군(현 청주 청원)로 출마했다가 낙마하며 큰 시련을 겪었다.

그 후 2년 만에 84만을 아우르는 초대 통합 청주시장으로 당선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다 올해 2월29일 불구속 기소되며 현재까지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청주지법 형사합의20부의 심리로 청주지법 223호 법정에서 열린 5차 공판에서는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6월과 추징금 7천500만원을 구형받았다.

이 때문인지 시청 안팎과 정가에서는 이 시장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각종 행사장에 모습을 종종 드러내는 반면 청주시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 이 시장을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주요 공약인 항공정비산업(MRO)은 아시아나항공의 이탈로 무산 위기에 놓인 지 2개월이 다 됐고, KTX 세종역 신설 추진 논란도 심화되고 있지만 이 시장의 존재감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그나마 84만 청주시민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하는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세종고속도로,191㎞) 건설사업의 청주 경유도 해프닝으로 끝날 위기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가 건설 사업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우여곡절 끝에 착수한 용역도 중지하거나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

지역의 한 인사는 "84만 시민에게는 올가을이 마치 앞날을 보여주는 시금석과도 같다. 이 시장은 각종 현안에서 사라진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

/ 김병학·안순자·최범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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