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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방','하나','바람이'…따뜻한 사연 가득한 청주동물원

청주동물원 '동물생태해설' 직접 들어보니
북미 붉은여우 '김서방' 작명 일화 등 속 이야기
"동물 대상 생명 존중·보호 문화 정착" 기대감

  • 웹출고시간2024.03.24 16:21:05
  • 최종수정2024.03.24 16:21:05

청주동물원이 '동물생태해설'을 운영하는 가운데 이용객들이 강화유리 너머로 동물들을 지켜보고 있다.

ⓒ 김민기자
[충북일보] 청주동물원에 모인 이용객들이 저마다 탄성을 내질렀다.

붉은여우 '김서방'이 교태를 부리듯 야트막한 땅굴 속에 들어가 꼬리를 감싸쥐고 마른세수를 하자 수많은 이용객이 카메라 셔터를 분주하게 여닫았다.

청주동물원 생태해설사인 이모(흥덕구·60대)씨는 "김서방은 얼굴 값을 하듯 여러 사람 속을 참 많이 썩혔다"며 "청주동물원에 오기까지도, 오고 나서도 고생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김서방은 지난 2020년 3월 22일 세종의 한 복숭아밭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종적을 감추는가 싶더니 일주일이 지나서야 청주 대형 쇼핑센터 인근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멸종위기종일 수도 있었다.

당시 119구조대원들은 11시간여 힘겨운 사투 끝에 포획에 성공했다.

'서울에 가서 김서방 찾기'라는 속담을 본따 이름을 붙인 것도 이때의 우여곡절 때문이었다.

이 해설사는 "유전자 분석 결과 김서방은 토종이 아닌 북미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안락사에 처할 위기에 봉착했었다"며 "야생동물원을 보호하는 게 동물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청주동물원이 떠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주동물원 생태해설사가 추모관을 찾은 이용객들에게 동물원에서 생을 마감한 동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민기자
청주동물원은 지난 2019년부터 이같이 동물 생태에 대한 설명은 물론 동물들이 청주동물원에서 함께하기까지 얽힌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물생태해설'을 운영하고 있다.

한여름·한겨울을 제외하고 상·하반기 나눠 진행하는데, 올해 상반기는 오는 6월 30일까지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

세계 개의 날인 지난 23일에도 유기견 봉사단체인 '발밑에 넘치는 사랑(발넘사)' 관계자 9명이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해설사를 뒤따르며 듣는 동물들의 사연은 저마다 다채로웠다.

야생에서 삐쩍 마른 채로 구조된 독수리 '하나'는 부리가 비뚤어진 탓에 먹이 경쟁에서 밀려 굶어 죽을 위기였으나 청주동물원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곰 사육농장에서 웅담을 채취 당하다 구해진 반달가슴곰 '반이', '달이', '들이' 역시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청주동물원에 오게 된 이후 건강을 회복한 상태였다.

지난해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갈비사자 '바람이'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청주시
홀로 비좁은 공간에서 지내며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랐던 '바람이'도 친구 사자 '도도'와 함께 지내며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 해설사는 "청주동물원 생태해설은 동물에 대한 생명 존중과 보호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것"이라며 "많은 이용객이 동물들과 한층 더 가까이 지내며 이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동물원은 지난 2014년 환경부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돼 68종 377마리의 동물을 돌보고 있다.

재활훈련을 통해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게 최종 목적이지만, 영구장애를 입어 자연방사가 불가능한 경우 책임을 다해 보살핀다.

다만 동물원을 찾는 이용객들의 무질서한 관람 태도는 시민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날 동물원 곳곳에서는 철창을 두들기거나 큰소리를 내지르는 이용객이 무시로 발견됐다.

이 해설사에 따르면 동물들에게 새우깡 따위의 간식을 나누거나 돌멩이를 던지는 일도 허다했다.

이정민 발넘사 대표는 "동물를 대상으로 봉사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동물권에 대해 관심이 많아 청주동물원을 찾게 됐다"며 "동물원이 본래 전시·교육을 목적으로 세워진 곳이란 건 알지만, 입장하기 전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는 등의 내용이 교육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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