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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1990년초 대학 1학년때 학과에서 단체티를 제작했는데, 그때 새긴 문구가 "혼자일수 없는 우리"라는 글이었다. 한마음으로 협동하면서 대학생활을 잘 해나가자는 의지를 담아 임원진이 생각해낸 문구였다. 어색함이 감도는 "우리"가 되는 것보다 핸드폰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혼자"가 더 편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문득 저 문구가 아련하게 떠오르곤 한다. 특히 함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공간에서 동료들과 생활하는 직장에서 협동의 의미를 되새겨 볼때가 많다. 협동은 뜻을 같이하거나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지혜와 힘을 합하여 함께 일하며 공동의 성과를 얻고자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단순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꼭 협동하지 않아도 된다.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잘 감당하면 큰 무리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뜻을 같이하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혜와 힘을 합해야 한다.

자동차가 만들어질 때 누구는 바퀴를, 누구는 문짝을, 누구는 엔진을 각각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제 역할을 해내면 나중에 자동차가 만들어 질 수는 있다. 하지만 바퀴를 만드는 사람이 "내 목적은 자동차 완성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바퀴를 만드는거야!", "난 완성될 자동차의 엔진을 만드는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협동한다면, 바퀴나 엔진이라는 부분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 완성될 자동차와의 조화를 생각하면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협동에는 시너지효과가 있다. 단순히 주어진 역할만 해내는 경우에 1+1은 2가 될 확률이 높지만, 협동을 통해 역할을 해낼 경우에 1+1은 상상을 초월하는 시너지효과가 더해져 2를 훌쩍 넘어서는 가치를 지니게 된다.

또한 협동은 좀더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기러기떼가 V자 형태로 바다를 건너갈 때, 선두에 있는 새가 온몸으로 바람을 맞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 뒤에 있는 새가 바람의 저항을 덜 받으며 날아갈 수 있고, 선두의 새가 지치면 다른 새가 앞자리로 나와 그 역할을 감당하고, 지친 새는 뒷자리로 옮겨 체력을 회복하면서 긴 여행을 한다고 한다.

일터에서도 역할을 일찍 끝마친 사람은 아직 작업중인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도 하고, 누구는 커피한잔을 돌리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선물하기도 한다. 서로 각자의 자리만 고집하는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서로 돕고 협동할 때 달성해야 할 목표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숲에 빨간 잎을 가진 나무가 하나 있다고 해서 단풍이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다. 새빨간 잎사귀와 주홍빛의 잎사귀, 노란빛의 잎들이 다 어우러질 때 숲의 단풍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서로 다른 다양성이 어울려서 함께 할 때, 더 큰 아름다움을 뿜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우리네 인생이 핸드폰 안에 갇힌 "혼자"보다 어색함이 감돌지라도 "우리"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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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취임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 말씀해 달라 2016년 국회 저출산고령사화특귀 위원장을 하면서 출산율 제고와 고령화 정책에 집중했다. 지난 6년간 대한민국 인구구조는 역피라미드로 갈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른 인구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의 인구미래전략이 필요하다. 취임 후 위원회가 해온 일을 살펴보고 관계부처, 관련 전문가, 지자체, 종교계, 경제단체 등 각계각층과 의견을 나눴는데 아직 연계와 협력이 부족하다. 위원회가 정책을 사전에 제안하고 부처 간 조정 역할을 강화해 인구정책 추진에 매진할 계획이다. ◇인구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위원회의 인구미래전략 비전과 방향은 현재 극심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위원회는 피할 수 없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미래 100년 준비'를 시작한다. 인구구조에 영향을 받는 산업, 교육, 국방, 지역 등 전 분야의 준비를 통해 사회구성원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탄탄한 미래를 설계하고자 한다. 인구구조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출산율 제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새해에는 '2023년 응애! 응애! 응애!' 구호를 펼친다. 젊은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