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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산경탐사Ⅱ- 부용지맥을 가다 ④

시행착오 거쳐 달천 합수머리서 감회

  • 웹출고시간2009.04.02 19:36: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4일차...법고개~남한강/달천 합수머리(도상거리 6.5km 3시간 소요)

법고개~일곱실 고개~297.4봉(△)~삼봉(△276.6m)~남한강/달천 합수머리
한남금북정맥상에 위치한 보현산(483m)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부용산과 수레의산 그리고 매방채산, 자주봉산, 평풍산, 삼봉을 지나 달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에서 맥을 다하는 43.1km에 달하는 부용지맥의 마침표를 찍는날... 언제나 마지막은 들뜬 홀가분함이 함께 나선듯 좁은 차안은 술러거림 마저 싣고 출발한다.

한줄기 봄비가 내린 뒤의 들녁은 촉촉하다. 충주기업도시 부지가 조성중인 빈들을 지나 도착한 법고개엔 주변 공사장을 오가는 덤프 트럭들의 무건 몸짓들로 공포분위기 그 자체이다. 얼른 법고개를 벗어나야 했다.

'흥진환경'이란 건물 때문에 진행상 어려움이 있어 남쪽으로 도로를 따라 이동한 후 부지조성과 도로공사가 한창인 공사장을 가로질러 절개지를 치고 오른다. 파헤쳐진 흙더미를 밟고 뒤엉킨 공사장을 자나는 한무리의 답사대원들을 바라보던 포크레인 기사분이 묻는다. "산나물 뜯으러 가요"ㅎㅎ 하긴 사람과사람의 관계에서 순간순간이 한편의 개그이고 소통부재인 것이 어디 한두가지였을까·.


잡목숲 헤치며 능선에 다다르니 그제사 제대로 된 산길이다. 고만고만한 오르나림 따라 고른 숲길 이어지더니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몸을 틀고 안부를 지나며 우측 아래와 좌측 아래로 이어진 중부내륙고속국도의 흐름이 몸을 숨기는 곳 가금터널위를 지나는 길은 좌측으로는 벌목단지를 우측으로는 잡목단지 사이를 가르는 능선 이어진다.

사열하듯 서있는 나무들 사이 굵은 방화선 따라 이어지던 산줄기는 일곱실 마을과 한티마을을 잇는 일곱실 고개를 지나며(법고개에서 1.6km 47분 소요) 오름길을 늘어놓는다.

봉에서 좌측으로 그리고 우측으로 잠시 급한 오르막 이어놓더니 297.4봉(△)이다.(일곱실 고개에서 1km 33분 소요) 충주 414란 명찰과 함께 2003년에 설치된 삼각점이 있다. 잡목들 무성하여 주변 조망도 어렵고 쉬어갈 만한 공터도 없다. 때마침 피어난 연분홍 진달래만 외진 숲속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놓은 채 답사대원들을 반긴다.

297.4봉을 지나며 잡목들의 해꼬지가 심하다. 더더군다나 좌측 산자락에 형성된 과수단지의 울타리인 듯한 철조망 까지 엉켜있다. 조심조심 가시덤불과 씨름하며 헤어나는가 싶더니 이번엔 엄마소, 아기소들 우유히 노니는 목장지대다.

이후 울타리를 따라 이어가던 마루금은 봉 사면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 삼봉(△276.6m)에 닿는다.(297.4봉에서 2.2km 1시간 15분 소요) 그곳 또한 잡목들로 조망이 시원찮다. 삼봉이후 길은 잘나있다.

Y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안부를 지나 봉에 서니 나뭇가지 사이로 푸르른 물흐름이 모습을 더러낸다. 그 뒤로 충주시가지를 감싸고 도는 남산과 계명산으로 이어진 계명지맥의 낯익은 흐름도 반갑다.

봉에서 이어진 좌측 길은 주변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은듯 잘나있다. 중간중간 전망좋은 바위지대도 있다. 봉에서 우측으로 틀어지던 마루금은 한창 도로공사중인 곳을 지나 남한강과 달천이 만나는 곳..(삼봉에서 1.7km 17분 소요) 그곳에서 답사대원들 부용지맥의 마침표도 찍는다.

부용지맥 답사를 마치며...

지맥에 대한 명쾌한 정의도 구체적인 자료도 없이 하얀 도화지 위에 처음으로 줄을 긋듯 시작된 걸음으로 팔봉지맥, 가섭지맥, 금적지맥, 만뢰지맥, 계명지맥 그리고 부용지맥까지 더듬고 나니 촉촉하게 감겨오는 감회가 새롭다. 그사이 걸음마 배우는 아이들 처럼 넘어지고 자빠지고 깨지는 숱한 시행착오와 알바로 천방지축 이어오던 지맥꾼들의 모습은 꼿꼿하게 등줄기를 세운채 구석구석 참견도 하고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는 변화된 모습에 씨익 흐믓함이 귀에 걸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번지는 물들임 같은 변화가 어디 산천뿐이던가...불과 2년전 팔봉지맥 마루금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꼬리표가 횟수가 거듭될수록 눈에 띄게 달라져 가는 지맥꾼들의 행보를 체감할 수 있었다. 스치는 인연도 인연 나름~~잡목도 잡목이지만 자잘한 고도차와 애매모호한 분기점도 많은 지형적 특징 때문에 지맥종주는 우왕좌왕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와중에 헨젤과 그레텔이 떨구어놓은 과자 부스러기 같은 꼬리표의 존재는 어둠속에 만난 불빛이었고 희망이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를 그 꼬리표의 주인공이 그순간 만큼은 친구였고 동료였고 선배였다. 어제인듯 그제인듯 시차를 두고 스쳐간 인연이지만 외진 산길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있는 꼬리표 하나에도 새삼스레 정감이 가는건 그들의 모습이 곧 우리들의 모습이요 우리들의 모습이 곧 그들의 모습이 되는 동질감 때문이려나..

이제 외진 산길에서 만난 친구같은 동료같은 선배같은 그 꼬리표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지난해 한반도의 중앙, 역사 문화의 중심, 충북 이천 오백리 걷는 길 잇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충북지역 산과들의 미개발 자연 탐방로를 개척해 향후 효과적인 충북 관광 정책 수립에 기여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던 청풍명월 산경탐사대는 6곳의 지맥종주와 한남금북정맥 종주를 마치고 향후 대청호 주변의 미답지 산과들의 자연탐방로 개척과 주변 문화와 역사를 총체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인적이 드문 미답지 산과들에 산재한 가시덤불과 잡목들로 인행 고상한 산행의 모양새는 기대할 수 없지만 그 나름대로의 새콤달콤쌉싸름한 맛과 멋이 있기에 그곳은 언제나 궁금한 우리들의 보물창고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또다시 그곳으로 간다.

관심있는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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