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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산경탐사Ⅰ- 한남금북정맥을 가다 ⑭

한남금북 충북땅 끝 마이산 너머에는

  • 웹출고시간2008.10.30 11:40:2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남금북정맥 충북땅 맨끝인 마이산을 오르는 산경탐사 대원들. 밤나무잎에도 가을이 노랗게 물들고 있다.

찬란한 아침해살이 눈이 시리도록 부시다.

가을은 더 깊어졌다.

제 생명을 다한 단풍잎이 힘겹게 매달려 있는 모습이 아릿하다.

하지만 애처롭게 느껴지는 것은 단풍잎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오늘은 마음이 허허롭다.

아마도 청풍명월 산경탐사 그끝이 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쉬움속에 13차 탐사구간의 시작점인 음성군 금왕읍 봉곡리 소동고개에 섰다.

오늘 탐사구간은 소동고개부터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걸미고개까지 장장 23.5㎞.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한 한남금북정맥이 충북땅을 넘어 드디어 경기도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봉곡리 21번 국도상에서 접어든 한남금북정맥은 사실 산줄기라고 하기엔 조금은 뭐하다.

야트막한 구릉지대로 이뤄진 구간은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 마이산 전까지 계속된다.

때론 논둑길도 지나고 때론 공장지대를 지난다. 해발고도를 얘기하기조차 어색할 정도로 정맥길은 동네 뒷산길 같다.

동네 뒷산길이지만 길은 험하다(?). 야산의 공통된 특징인 가시덤불과 담쟁이가 가는 길을 가로 막는다. 산행하면서 느끼는 감상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구릉지대를 빠져나와 삼성면 대실고개에 도착했다.

대실고개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마이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이산 인근이 모두 낮은 구릉지대라 그런지 마이산(472m)의 위용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비록 500m도 안되지만 마치 1천msk 되는 고봉처럼 다가온다.

대실고개를 지나 본격적으로 산속으로 들어갔다. 가파른 오름길이다. 하지만 발걸음을 가로막는 가시덤불은 없다.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을 훔치며 325.7m봉에 닿았다.

여기서 정맥길은 왼쪽으로 방향을 90도 각도로 꺾는다. 간간이 음성 삼성면쪽 들판과 경기도 안성 죽산쪽 들판이 양쪽으로 내려다 보인다. 능선 산길은 부드럽고 예쁘다. 마치 오솔길을 걷는 듯한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온 몸을 휘감는다. 능선의 높이를 높혀가면서 396m봉을 지났다. 길이 다시 가파르게 높아진다.

마이산 정상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무에 가려진 망이산성의 석축이 서서히 보인다.(망이산성은 백제가 4-5세기에 축소한 포곡식산성이다. 발굴조사결과 다수의 백제토기가 발굴됐다. 고려초인 963년과 983년 사이에 수차에 걸쳐 증축됐다. 그 이유는 지방통치의 정비와 관련돼 있다고 한다. 발굴된 기와파편에 새겨진 글씨중 ‘준평’ ‘흥국’ 등 고려초에 사용했던 연호가 나타난다. 고려초 어수선한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방의 군사시설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망이산성의 증축이 이뤄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고려때까지 군사적 요충지였지만 지금은 지나는 산꾼만이 찾을 정도로 을씨년하게 변한 모습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한남금북정맥 저티고개에서 걸미고개까지 구간은 오솔길처럼 능선길이 부드러워 마치 산책을 하는 것처럼 발걸음이 가법댜.

망이산성을 지나니 곧바로 마이산 정상이다. 사방이 내려다 보인다. 가슴이 탁 트인다. 남쪽으로는 음성 삼성땅, 북쪽으로는 이천시 율면, 동쪽으로는 안성시 죽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마이산이 그 옛날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마이산은 과거에는 망이산일라고 불리웠다. 동국여지승람 충주목 조에 망이산이 나오는데 옛 신라군의 요충지로서 북쪽 오랑캐인 고구려를 바라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러던 망이산이 일제를 거치면서 마이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정상에서 정맥길은 동쪽으로 가파르게 떨어진다. 인근에서는 제법 널리 알려진 산인지 산길이 뚜렷하다. 마아산이 멀어지면서 드디어 정맥길도 충북땅을 지나 경기도로 접어들었다.

30여분 내리막길 끝에 중부고속도로를 건너는 화봉육교에 닿았다. 쉼없이 지나는 차량들 사이로 육교를 지나 다람쥐처럼 건너편 정맥산길로 붙었다.

조금씩 오름이 이어지고 351.8m인 도고리봉에서 길은 편안한 능선길로 바뀌었다.

10여분 후 길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면서 서서히 내리막을 탄다. 곧바로 저티고개로 내려선 길은 다시 오름길로 이어진다. 257m봉, 278.7m봉을 거쳐 짧은 가을해가 서녘하늘에 걸릴 때 즈음 293m 봉에 다다렀다.

이제는 하산길만 남았다. 20㎞가 넘는 산길을 걸은 탓에 무릎과 다리는 팍팍하다. 피곤함이 엄습해 온다. 차량의 경적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오늘 구간의 종착점인 걸미고개가 눈에 잡힌다. 그너머 안성컨트리클럽이 보인다.

걸미고개에 내려서서 산행장비를 주섬주섬 챙기고 청주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오랜 산행으로 몸은 푹 꺼지는 느낌이었지만 마음은 아쉬움과 안도감이 묘하게 교차했다.

아~ 한남금북정맥이여.


/특별취재반
△큰바위얼굴조각공원

음성군 생극면에 위치한 큰바위얼굴조각공원은 현대정신병원 이사장 정근희씨의 집념으로 이뤄졌다.

지난 1991년부터 석재공원을 구상한 정 이사장은 17년여에 걸쳐 세계 185개국 성현과 위원들의 얼굴조각을 비롯해 3천여점의 조각품을 테마별로 전시해 놓았다.

규모만도 56만㎡에 달할 정도로 광활하다. 가이드를 쫓아 구경을 하는 데도 한 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혼자 꼼꼼하게 돌아보면 2~3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마저도 2011년에는 5천점의 작품을 갖추고 두 배 이상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한다.

작품 중에는 고 김일성 주석부터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전 의장 등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와 오사마 빈 라덴 같은 테러리스트까지 한 자리에 모아놓았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3m 규모의 김구 선생 흉상을 접하게 된다.

입구에서 바로 이어지는 길에는 베토벤, 존 레논 등으로 이루어진 문화인관과 전직 대통령들이 자리한 대통령관, 노벨상 여성 수상자들이 모인 노벨상수상자관이 펼쳐진다.

이 공원의 전시물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광개토대왕비’다. 발굴 당시 정 이사장이 직접 중국 길림성 현지에 가서 탁본을 떠왔고 비석의 모양과 크기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또 한글세대를 위해 바로 옆에 한글판 비석을 같은 모양으로 세웠다.

이 같은 노력은 중국의 동북공정을 대비하기 위해선 일반인들도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는데 힘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두개의 쌍둥이 비석 옆에 있는 석판화 역시 같은 고민에서 비롯된 작품들이다.

28개의 석판화는 동명왕부터 보장왕까지 고구려 왕조 28대 왕을 모두 초상화로 제작한 것이다.

국내에는 고구려 왕들의 인물이 묘사된 사료가 남아 있지 않아 중국 역사학자를 통해 중국측 사료를 입수해 현지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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