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5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7.07.06 13:51:33
  • 최종수정2017.08.03 13:27:20

권순길

충북대병원 내과교수

몇 년 전 한 대학병원에서 큰 사고가 날 뻔한 일이 있었다.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는 50세 홍길동씨는 그날도 순서가 되어 담당교수와 상담을 하고 약 처방전을 받아서 병원 앞 약국으로 갔다. 본인의 약 처방전을 건네주고 약이 조제되는 순서를 기다리려고 막 앉자마자 "홍길동님"라고 호명을 하는 소리를 들었고 바로 앞에 앉아계시던 연세 지긋한 노인분이 약을 받으려고 하고 있었다. 세상에는 이름이 똑같은 사람도 있어서 그런가 했는데 약사가 환자분에게 고혈압약을 설명하니, 그 분은 "나는 고혈압이 없다"고 대답을 하여 홍길동씨는 궁금증이 생겨 그분의 약 처방전을 확인 하였는데, 놀랍게도 약처방전에 찍힌 이름은 당연히 홍길동이었지만 주민등록번호까지 자신의 것과 똑같았다. 즉, 그 어르신 (80세)은 자신 (50세)의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온 것이었다. 그분의 성함은 80세"홍일동"이었고 귀가 약간 어두운 분이어서 "홍길동님"을 부른 것을 본인의 이름으로 잘못 알아 듣고 약처방을 받아 온 것이었다. 사실 진료는 제대로 받았고 80세 홍일동씨의 진짜 처방전은 부인이 대신 받아서 약을 받았는데 부인은 번호표를 뽑으러 먼저 가시고 뒤에 남아 있다가,한참 뒤에 진료를 하고 나온 50세 홍길동씨의 처방전을 이름을 잘못 알아 듣고 받아오게 되었다. 진짜 50세 홍길동씨는 처방전을 남이 받아간 것도 모르고 계속 처방전이 안나와서 항의하고 나서 본인의 진짜 처방전을 (다시) 발급 받고 약국에 오게 되었다. 만약 고혈압이 없는 노인분이 잘못 약을 드셨다면 혈압이 너무 떨어져서 심하면 의식을 잃었을 수도 있고, 혹시 운전이라도 하셨다면 어지러워 실수를 하여 다른 차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많이 개선되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라고 잘 묻지 않고 "홍길동님·" 하고 부르면 "네"하고 대답하고 진료 및 처방전을 발급하게 되니 잘못 알아 듣고 이런 무서운 실수가 일어나게 된다. 더구나 이름만 물어서는 안 되며 병원에서 발행하는 환자번호 (회원번호와 같다) 혹은 주민번호 앞자리를 반드시 같이 확인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미국같은 곳에서는 환자들에게 "당신의 이름을 묻지 않는 의사나 간호사는 신뢰하지 마십시오"라고 극단적으로 교육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병원들도 병원 인증평가 등 많은 제도들을 통해 2가지 방법으로 반드시 환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교육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자확인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에는 환자를 안전하게 맡길 수 없는 병원으로 간주하고 반드시 시정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약처방전 발행도 중요하지만 병원에서 하는 모든 검사, 시술, 수술 전에는 반드시 성함을 재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수술을 해 보신 분이라면 아실 것이다. 병동에서 수술장 가기 전에 확인, 수술장 들어가기 전에 성함 확인, 그리고 수술대에 누워서 마취 들어가기 전에 성함, 수술받는 부위를 또 확인한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 병원에 다니는 분이 계시다면, 그리고 병원에서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라고 여쭙는다면, "내가 5년이 넘게 다니는데 아직도 내이름을 몰라·"혹은 "내가 치매라고 생각하고 물어보나·"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오히려 "내가 OOO 입니다"라고 직접 큰소리로 먼저 말씀해 주시면 정말 더 감사드리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