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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08 13:13:46
  • 최종수정2017.06.08 13:13:46

권순길

충북대학교병원 내과 교수

가전제품을 수리하거나 새 물건을 사서 배달, 설치를 하고 나면 회사에서 전화 설문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에 만족 하셨는지 질문을 하고 점수를 매겨 달라는 부탁도 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꼼꼼히 챙겨주는 회사에 신뢰를 더 가지게 되고 직원 입장에서도 더 친절하고 신경써서 일처리를 하게 된다.

이제는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위와 비슷한 평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2017년 7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들에게 치료받은 병원에 만족하는지 전화 설문으로 확인하는 방식의 "국민이 참여하는 환자경험조사"를 실시한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다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500병상 이상의 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서 병원마다 약 150명 정도를 무작위로 선별해서 조사하는데 소아환자, 정신과환자 등은 제외되고 퇴원 후 2일 ~ 2달 사이에 평가된다고 한다. 설문의 예를 몇 개만 든다면, 담당의사와 간호사가 예의와 존중을 다하였는지, 입원기간 동안 설명을 잘 해 주었는지, 환경이 깨끗하고 안전 했는지 등 기본적인 항목 들과 지인이나 가족에게 병원을 추천하겠는지와 같은 전반적인 평가도 들어 있다.

표본조사만 한다고 병원의 서비스가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병원들이 환자들로 부터 만족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공식적으로 받게 되고 이 결과가 언론을 통해 공개 되고, 나아가 병원의 전반적인 질평가에 반영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특히 환자경험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분야의 각광받는 주제중 하나로, 이미 덴마크, 노르웨이, 영국, 네덜란드 등 OECD 국가 중 상당수가 국가단위의 환자경험을 측정해서 의료질 향상의 방향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 병원의 의료수준도 이미 세계 어느 선진국보다 뛰어날 만큼 발전되어 있고, 이미 병원들은 여러 분야의 질평가, 적정성평가에서 경쟁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부족하기 쉬운 환자에 대한 존중을 더 쌓아 간다면 이제는 정말로 세계 최고의 의료수준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경험평가 때문에 병원들이 치료 자체의 질보다는, 시설이나 판에박은 친절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더 치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으며, 왜 병원만 친절을 규제하고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의 시각도 있다. 옛날처럼 병원이 몇 개 되지도 않던 시절에는 불친절하고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이 큰 병원에 갔지만 지금은 서울 큰 병원들이 3차병원에서 4차병원으로 불릴 정도로 규모를 키우고 의료수준을 높이고 서비스까지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고 있는 상황에서 꼭 이렇게 친절, 만족도 평가를 해서 점수를 매겨야 병원이 친절해질지는 미지수이다. 이미 병원들은 환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순간 도태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더구나 선진국만큼 높은 수준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비해 낮게 책정되어 있는 의료수가 환경에서 이러한 서비스 항목까지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많은 희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병원에 가시면 환자는 알 권리와 자기 결정권이 있으니 당당하게 설명을 듣고 스스로 치료를 결정할 권리를 행사 하시되, 고생하는 의료진 역시 존중해 주시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도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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