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신음하는 청주 옛도심 - 청소년 문제의 온상

새벽시간 빈 상가건물 음주·성관계 탈선장소로
상당수 숙박·유흥업소 청소년 출입 묵인
일부 점포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 지급

  • 웹출고시간2014.09.24 19:00:22
  • 최종수정2014.09.24 19:00:22
청주 옛 도심이 우범화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만들어낸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상인들이 문을 닫고 떠난 빈 상가건물과 거리는 이른 밤부터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가 되고 있다.

일부 상점들은 경제적 이윤을 위해 청소년을 싼 값에 고용하고 숙박·유흥업소 등은 청소년의 출입을 묵인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에서 20년째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해 온 최모(48)씨는 최근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24일 늦은 밤 청소년광장에 청소년들이 모여 있다.

ⓒ 김동수 인턴기자
상점이 문을 닫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새벽 2시께 중앙동 청소년광장 인근에 남녀 청소년 한 무리가 나타났다.

앳된 얼굴의 아이들은 주위를 둘러보다 불이 꺼진 한 건물로 들어갔다.

1시간이 지났을까. 최씨가 인근을 돌아보고 이 건물을 다시 찾았을 때 건물 밖으로 시끌벅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최씨가 조용히 건물로 따라 올라가보니 아이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최씨는 "4~5명씩 무리를 지어 빈 상가 건물을 찾아 들어가 술을 마시는 것은 물론 건물 안에서 성관계를 갖기도 한다"며 "주변 상인 등은 익히 알고 있는 문제로 여름에 자주 목격된다"고 밝혔다.

불이 꺼진 옛 도심,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무질서가 난무하고 우범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4일 늦은 밤 청소년들이 옛 도심의 유흥가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가고 있다.

ⓒ 김동수 인턴기자
특히 청소년 탈선 문제가 심각하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청소년 범죄는 5천993건으로 절도 2천683건, 폭행·폭력행위 1천588건, 성범죄157건 등 강력범죄가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범죄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청소년의 음주 등 잘못된 놀이문화와 성문화 등이다.

늦은 밤 빈 상가 건물, 그 중에서도 거주자가 없는 건물에서 청소년들이 술판을 벌이는가 하면 성행위까지 이뤄지고 있다.

아예 대놓고 숙박업소를 드나드는 청소년들도 상당수다.

상당구청에 따르면 구내 위치하는 모텔·여인숙 등 숙박업소는 모두 104곳이다.

올해에만 숙박업소 중 3곳(서문동 2곳·용암동 1곳)이 청소년 혼숙으로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

구청 관계자는 "적발된 숙박업소 모두 경찰의 범죄사건 처리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통보를 받아 행정 처리된 업소"라며 "숙박시설의 문을 일일이 열어볼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단속 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통해서도 이러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동에서 만난 가출 청소년 A(16)양은 "청소년 광장 인근에 있는 게임장이 아이들이 많이 모여드는 장소"라며 "중학생들은 주로 서문동이나 중앙동 등의 빈 건물 안 등에 들어가 몰래 술을 마시고, 고등학생들은 아예 술집을 가거나 중앙공원 등에서 술을 마신다"고 증언했다.

이어 "또래에 비해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아이들은 문제없이 모텔에 들어갈 수 있다"며 "남녀 중학생끼리 가는 경우도 있고 친구들끼리 몰려 들어가 술을 마시고 노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의 탈선 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이용하는 위법 행위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청소년 아르바이트다.

현행법상 만 15세 이상 만 18세 미만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부모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약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이용, 업주들이 부당한 처우를 하고 있다.

취업알선 포털사이트 등을 확인해 본 결과 1천700여개의 점포가 밀집한 성안길의 평균 최저임금은 5천200원선이었다.

최저임금 5천580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청주시내 사업장 중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17곳, 최저임금 미지급 등으로 13개의 사업장이 적발됐다.

오권영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은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청소년들의 상황을 악용, 인권비를 적게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는 9월 말까지 대형 프랜차이즈업체 등 7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 박태성·김동수·강준식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