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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올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그대여 우리 이제 손잡아요 이 거리에/마침 들려오는 사랑 노래 어떤 가요"

찬란함 뒤에 숨은 상처들

다시 봄이 왔다. 무거운 짐을 메고 걷는 어깨 위에도, 시린 생계를 거두는 노모의 야윈 손끝에도, 소쩍새 혼자 놀다 가는 쓸쓸한 무덤가에도 봄은 왔다.

매서운 겨울의 찬바람 속에 잠잠히 숨어 있던 신비한 생명들이 조심조심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잔설을 헤치며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노란 복수초, 청순한 소녀처럼 해맑은 얼레지, 어린아이 입술같이 작고 귀여운 노루귀는 이미 우리를 향해 조용히 웃고 있다.

황량한 하늘을 뚫고 봄은 단호한 맹세처럼 무채색의 세상을 물들여 가고 있다.

색의 향연이다. 향기의 축제다. 생동감으로 출렁인다. 그런 봄이다.

곳곳서 봄꽃축제 속으로 빠져든다. 충북에서도 괴산 미선나무 꽃 축제가 시작을 알렸다.

지난달 28~30일 괴산군 칠성면 일원에서 열린 미선나무 꽃 축제가 가장 먼저 상춘객을 맞았다. 이달 11~13일에는 충주와 제천에서 봄꽃의 대명사인 벚꽃축제가 열린다.

충주호 봄나들이 한마당행사가 충주댐 일원에서 펼쳐진다. 같은 기간 제천 청풍호 일원에서는 청풍호 벚꽃축제가 열린다.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서는 18일부터 5월11일까지 영춘제가 열린다.

음성군에서는 내달 22~25일 음성품바축제와 함께 21회 새봄맞이 꽃 큰잔치가 진행된다.

오는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단양군에서 32회 소백산 철쭉제가 열린다. 분홍빛으로 물든 소백산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여서 벌써부터 기대된다.

축제장을 찾는 상춘객들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기를 되찾기 마련이다. 한데 막상 행사를 주관하는 행정기관 관계자들은 만개시기에 축제를 치르려고 애를 태우기도 한다.

도내 대표 벚꽃 군락지인 무심천의 표준 관측목이 지난달 28일 낮 기온이 25도 안팎까지 오르면서 개화했다. 기상청의 전국 7개 주요 벚꽃 군락지 가운데 하나인 청주 무심천의 벚꽃 개화는 지난해보다 8일 빠른 것이다.

벚꽃의 개화 시기는 2월과 3월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최근 평년에 비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개화 시기도 빨라졌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이번 봄에는 벚꽃의 개화가 전국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이달 중순께 벚꽃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도내 지자체들이 큰 걱정이다.

벚꽃 개화가 빨라져 자칫 '벚꽃 없는 축제' 라는 비난을 받을까하는 우려에서다.

몇 년 전에는 행사를 앞두고 미처 꽃이 피지 않았다는 이유로 벚꽃나무 옆에 왕겨 불을 피워놓고 밤새 살펴보는 웃지 못 할 사연도 전해진다.

없는 자들에겐 봄의 축제는 사치다. 잔인한 계절일 뿐이다.

오늘 피어 있는 꽃 앞에 서 있어도 내일 불어올 바람을 두려워하며 살아야 하는 빈한(貧寒)한 삶이 그렇다.

하루 평균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나라,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통계 자료는 너무나 가슴 아프다. 숱한 젊은이들이 성적의 압박과 미래에 대한 절망을 안고 죽어가고 있는 나라. 그 속에서 찬란한 봄날은 찾아 볼 수 없다.

희망 품는 봄날이 됐으면

정치권은 자신들의 입지 확보를 위한 혹독한 강행군을 할 뿐이다.

19대 국회 임기 반환점을 두 달 남짓 앞두고 후반기 국회를 운영해 나갈 국회의장과 여야 몫 부의장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경쟁이 시작됐다.

원내 다수당인 새누리당에서는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을 놓고 경쟁구도가 가시화하면서 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야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를 향한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예비후보들의 행보도 눈물겹다. 네가 아닌 내가 최고란다. 지선 경쟁에서 중도 탈락한 후보들의 모습은 참담함 그 자체다.

이제는 황량했던 들판에도 거친 산비탈 메마른 계곡에도 짧은 봄은 다시 왔다.

상처이면서 당신은 사랑이며, 연민의 손길이 스쳐 가는 자국마다 우리는 단지 흔적으로도 남지 못하는 순간을 살다 간다는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이 봄에 모두가 희망을 품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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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