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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1.02 11:09:56
  • 최종수정2014.01.02 11:09:56
기자 생활을 시작한 29년전부터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보물'처럼 챙기는 게 있다. 앞쪽에 1년치 간편 다이어리가 있는 취재수첩이다. 하지만 필자가 찾는 취재수첩은 좀 까다롭다. 여름옷 안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폭이 너무 넓지 않고 길이도 적당하되,최소한 6개월치 현장 취재용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과 휴대폰이 발달하기 전인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형서점이나 문구점에 가면 이런 수첩을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년 전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큰 서점을 여러 곳 뒤져도 마음에 드는 수첩을 찾기가 무척 힘들다. 올해는 1달여 전부터 주요 서점과 문방구를 뒤졌지만 아직 구입하지 못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시중에서 수요가 크게줄어든 게 주원인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는 노트나 종이 일기장에 거의 매일 일기를 썼다. 기자의 책장 속에는 아직도 상당수 일기장이 학창 시절 앨범과 함께 보관돼 있다. 매년 새해 설계를 하는 이맘때쯤이면 누렇게 색이 바랜 옛 기록들을 꺼내 보며 과거로 돌아가기도 한다.

10년전인 2004년 3월 30일,당시 몸담고 있던 모 중앙언론사의 방침에 따라 기자 블로그(blog.joins.com/cjh59)를 개설했다. 그리고 바쁜 기자 생활 와중에 거의 매일 새 글을 올리는 등 열심히 활동했다. 그 당시는 세계적으로도 블로그가 초창기였던 까닭에,중의법(重義法)을 써서 선점한 'penismightier(펜은 칼보다 강하다)'란 문패도 네티즌들에게 묘한 매력을 줬던 것 같다.

그 결과 조인스 기자 블로거 중 '파워 블로거'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로 사회부 기자였기 때문에 네티즌들에게 인기있는 소재인 음식이나 연예 같은 소재를 거의 다루지 않았는 데도,하루 방문객이 1만명을 넘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일부 고참들로부터 "일은 안 하고 블로그에만 매달린다"는 오해를 받으면서 인사 상 불이익을 당했다. 모 지역 언론계와 지방공무원들의 그릇된 행태를 비판하다가 필화를 겪기도 했다.

개설 5년여만인 지난 2009년 6월 14일,필자의 블로그는 방문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서 10년이 채 되지 않은 2013년 12월 29일에는 마침내 방문자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 중앙언론사를 퇴사,지난 2010년 8월 거주지를 세종시로 옮기면서 블로그 활동도 다소 위축됐지만 요즘에도 하루 방문자가 2천~3천명에 달한다.

1997년 12월17일 "매일 최고의 자료들을 웹페이지(webpage)에 기록(log)하겠다"고 선언한 미국의 존 바거(Barger)는 지구상에서 첫 블로거라고 한다. 필자가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블로그는 직무 수행의 연장이다. '세종시 부동산 뉴스' 등 필자가 쓴 주요 기사는 메이저 언론사인 조인스를 통해 다시 세상에 홍보된다. 둘째,블로그는 기자와 세상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셋째,블로그는 글 쓰기 연습 공간이다.

넷째,블로그는 무료로 쓸 수 있는 '자료 창고'다. 기자들은 업무 속성 상 각종 글이나 사진,동영상을 많이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컴퓨터에 저장하려면 한계가 있고,하드 디스크에 넣어 두는 것도 불편하다. 따라서 보관료도 안 받고 저장 공간도 거의 무한정인 블로그는 아주 훌륭한 'DB 보관소'다.

다섯째,블로그는 역사 기록 공간이다. 필자는 독자들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역사에 남길 만한 주요 자료들을 블로그에 모아 둔다. 여섯째,블로그는 훌륭한 개인 홍보 공간이다. 굳이 격식을 갖추지 않고도 무료로 홍보를 잘 할 수 있는 매체다. 일곱째,블로그는 스마트폰만큼 다양하고 재미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훌륭한 놀이터(엔터테인먼트 공간)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정통 문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유행하는 미완성의 짧은 글,출처 불명의 신조어,욕설 등이 오프라인에까지 흘러 넘친다.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같은 간편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만들어 낸 부작용이다. 새해엔 '인터넷 일기'와 좀 더 친해져 보기를 독자 여러분께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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