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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 것들, 공무원, 교수 나부랭이들…돈 달라는 것들 투성이야.(백금옥)"

"돈, 펑펑 썼지 원 없이…근데 그게 그렇게 모욕적 이더라구.(윤회장)"

그런데 무엇보다 압권은 윤회장, 더 정확히 백씨 재벌가의 금고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커다란 방 한가득 골드바와 5만원권 현금이 가득 차 있었으니 말이다.

더티 판타지(Dirty fantasy) 재벌가의 뒷이야기를 파격적으로 그린 영화 '하녀'를 통해 전도연을 칸의 여왕에 등극시킨 임상수 감독이 지난해 세상에 던진 영화 '돈의 맛'에 대한 감상이다.

청주서 잇단 투자사기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은 대한민국 상류층에서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 군상을 묘사했다. 검찰에 불려간 재벌 3세가 금세 풀려나오는 등 몇몇 장면은 어디선가 본 듯한 데자뷔를 느끼게 한다. 카메라가 으리으리한 집 안을 훑고 있을 때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어!" 파멸하거나 말거나 원 없이 돈맛을 보고 싶은 게 보통 사람들의 마음일 게다.

요즘 청주가 그런 돈 때문에 들썩인다.

청주지역 50대 중견 사업가이자 모 경기단체 회장 A씨가 250억원대 투자금을 끌어 모은 뒤 잠적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청주는 물론, 경기도 수원·용인, 전라북도 전주, 광주, 울산 등 전국적으로 투자 피해자만 무려 2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가 A씨는 수년 전부터 청주에 자신의 친인척 명의로 '지게차' 공급업체를 설립, 자신을 이 회사 회장이라고 소개한 뒤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A씨는 '지게차'를 구입해 필요한 기업에 지게차를 임대 공급한 뒤 그 기업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연 36~52%에 이르는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고 한다.

A씨는 지난 2010년께부터 3천만원 투자자들에게 월 85만~90만원씩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본격적으로 올 초부터 3천만원 투자 시 월 130만원, 연 50%가 넘는 배당금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가 끌어 모은 돈만 250억원 정도라 한다. 투자 피해자는 다양하다. 가정주부는 물론 공무원과 교사 등 피해 노출을 꺼리고 있는 주요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앞서 청주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약국을 운영하던 50대 약사가 지역 유명 인사들로부터 80억 원대의 자금을 끌어 모은 뒤 잠적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A씨는 청주에서 유명약국을 경영하면서 지인들에게 6~7개의 대형약국을 설립한 뒤 연 15%의 수익금을 배당하겠다는 조건으로 투자금을 끌어들였다.

이렇게 조달된 투자금은 모두 80억 원대, 하지만 일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금액까지 감안하면 100억 원대에 육박할 수 있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A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은 모두 20여 명 중에는 지역 유력 정치인도 포함됐다고 한다.

불행하게도 사기꾼들의 먹잇감은 대부분 서민들이다. 사기꾼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기조가 계속되는 등 경기불황과 무관치 않다. 투자만 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달콤함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 그리고 남은 것은 허탈과 상처뿐이다.

참된 돈의 맛 찾아보자

'돈이 공략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요새는 없다'는 유대 속담처럼 돈은 많은 일과 많은 것을 소유할 수 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돈에 집착하곤 한다.

분명한 것은 돈은 우리에게 많은 자유를 주지만 우리로부터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간다는 점이다.

시장논리 없이 잘 굴러가던 영역에 일단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윤리는 타락하고 도덕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시장에는 시장만의 논리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교환 대상이 되면 생명 사랑 우정 등 인간 사회의 소중한 덕목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물음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흑전백전(黑錢白錢)'이 아니라 '좋은 돈이 좋은 일을 한다(善錢之善事)'는 옛말의 참 뜻 속에서 돈의 맛을 느껴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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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