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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법 시행 단속현장 가보니…

존재감 옅은 단속요원, 여전히 짙은 담배연기
담당자 1명이 수천곳 점검…홍보에 가까워
업주들 "핀다고 화 낼 수 없는 노릇" 하소연

  • 웹출고시간2013.07.02 20:10: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7월부터 본격적인 금연법이 시행됨에 따라 150㎡ 규모 이상의 공중이용시설에서는 흡연을 할 수 없다. 이에 충북도내 지자체는 1일부터 19일까지 3주간 합동 금연지도 단속에 나섰다. 본보는 이틀간 현장을 돌며 금연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고된 단속, 어설픈 단속반

1일 오후 3시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금연 조끼를 입은 청주 상당보건소 소속 단속요원 3명이 음식점 곳곳을 들락날락 거린다. 이들은 금연구역 스티커 부착 및 흡연실 설치 여부를 점검하고 있었다. 150㎡ 규모 이상의 음식점, 카페 등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집중단속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속요원들은 업주를 상대로 실내금연 준수 여부를 묻는 게 전부였다.

게다가 인력부족으로 단속보다는 홍보에 가까웠다. 청주 상당구의 경우 면적이 150㎡가 넘는 음식점, 카페 등 단속대상이 3천751곳에 달하지만 담당자 1명이 모두 점검해야 한다. 흡연단속 시작 첫날 단속요원이 점검한 곳은 20여 곳. 예고된 단속 때문일까. 이날 단 한 건의 흡연사례도 적발되지 않았다. 저녁 시간 이전에 단속이 이뤄졌다는 점도 헛물만 켜는 원인이 됐다.

◇업주들 '혼란'

같은 날 밤 11시30분 청주 봉명동의 한 술집. 얼큰하게 술에 취한 한 남자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여기 잿떨이좀 줘요." 대답이 없자 호출벨을 연신 눌러댔다. 잠시 후 가게주인 김모(41)씨가 잿떨이 대신 종이컵 하나를 건냈다. 주방으로 돌아온 김모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흡연이)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건 잘 알지만 일부 손님들이 막무가내식으로 담배를 피우는데 여기다 대고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업주들은 "금연을 강요하는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소규모 식당을 제재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말도 나왔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38)씨는 "150㎡ 규모 이하의 작은 식당들은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한 게 말이 되냐"면서 "2015년부터 면적과 상관없이 모든 영업시설에서 금연이 시행된다지만 아직 먼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가경터미널 정류장.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있지만 흡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태우고 있다.

ⓒ 이주현기자
◇흡연자들 '콧방귀'

2일 오전 10시30분,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버스터미널 정류장. 금연구역 스티커를 발견한 서모(22)씨는 잠시 망설임도 없이 담배를 태웠다. 기자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금연구역임을 알리자 서씨는 "(걸리면) 과태료 내면 될 거 아니냐"고 화를 냈다.

건물 내부 모퉁이에 숨어서 담배를 태우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흡연자들은 내부흡연이 금지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금연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흡연자 김모(23)씨는 "간접흡연을 막으려는 조치는 이해하지만 금연을 강요하는 정책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금연정책을 할꺼면)나라에서 담배를 팔지 말던가, 앞뒤가 안 맞는 모순 그 자체다"라고 비꼬았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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