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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이 모여 지역사회가 되고 국가를 이룬다. '가족'이라는 두 글자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찡해진다. 정이 묻어나고, 나의 허물까지도 감싸줄 수 있을 것 같은 말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스승의 날(15일), 세계가정의 날(15일), 성년의 날(18일), 부부의 날(21일) 등 기념일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가족기능 약화 가속화

가정의 달은 오순도순 한 가정의 행복을 가꾸어가기를 희망하는 사회적 배려다.

하지만 가정의 달 맞는 단상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가족기능이 약화된 지 오래다. 우리사회가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사회·경제 양극화, 핵가족화, 가족해체에 따른 현상이다. '삼강오륜(三綱五倫)'으로 대표되던 가정과 사회의 기본질서는 박물관 수장고의 오래된 유물이 됐다.

가정의 달을 맞아 여러 기관들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가늠케 한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은 최근 지난해 기준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모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35.6%로 10년 전인 2002년(67.1%)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가족과 정부ㆍ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50%로 2002년(20.5%)보다 두 배 이상 많아졌다.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은 10.9%로 별 차이가 없었다. 결혼에 대해선 '해야 한다'는 응답이 54.9%로 2002년(61.2%)보다 줄었다. 반면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인식은 34.1%에서 39.8%로 높아졌다.

청소년의 부모 부양과 결혼관이 변했지만 그 부모인 베이비부머(1955~63년생)들은 여전히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 부담이 함께 지워진 낀 세대다. 서울대 노화ㆍ고령사회연구소 보고서를 보면 성인 자녀의 취업률이 35%에 그쳐 부모에 얹혀산다. 베이비부머의 70.8%는 부모가 생존해 있고, 68%는 노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한다. 손주 양육까지 떠맡은 베이비부머가 넷 중 한 명꼴이다.

매년 14세 미만 아동·지적장애인·치매 노인 및 질환자의 실종사건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각종 범죄행위 피해자로 노출돼 심각성을 더한다.

충북지방경찰청이 밝힌 '최근 3년간(2012년 기준) 실종아동 신고 현황'보면 도내에서도 지난 2010년 214건, 2011년 193건 등이 접수됐다. 이는 곧 직장과 가정이 붕괴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실종자 가족은 두 번 운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한 번 울고 주위의 무관심에 한 번 더 운다.

국민행복시대는 사랑과 배려

지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다 아프다. 노인들은 준비되지 않은 노후로 인한 빈곤 때문에, 장년층은 자녀 교육 및 결혼과 부모 부양 부담으로 힘들다. 3040세대는 맞벌이에 따른 자녀 양육과 비싼 집값 때문에, 20대 젊은이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힘든 현실에 부닥쳐 고민한다. 시험 스트레스와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10대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박근혜정부는 국민행복시대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행복시대는 아직 먼 거리에 있을 뿐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지수가 그렇다.

가정은 국가를 지탱하게 하는 최소한의 공동체다. 위기의 가정을 지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복지정책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모든 문제를 국가에 기댈 수는 없다. 무엇보다 가정과 이웃이 서로를 보듬고 배려해야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시간을 내서 가족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가까운 공원에라도 가 보자. 발아래 이름 모를 풀꽃과 인사를 나눠 보자. 작고 가냘픈 생명들에게 사랑의 말을 전해 보자. 행복은 사랑하는 생명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렸다.

세상의 모든 인연과 생명이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고 노래한 장사익의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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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