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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02 18:01:34
  • 최종수정2015.08.15 09:56:24
도시 변두리나 농촌에서는 개구리 울음 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는 늦봄이다.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자동차 소음보다는 훨씬 정겹다. 역시 자연계의 소리는 문명의 그것보다 인간에게 거부감을 덜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필자가 사는 조치원읍 변두리에서도 이달 중순만 지나면 개구리 소리를 제법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조치원읍 중심에서 15km쯤 떨어진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에선 개구리 소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정부 예산을 비롯한 공적자금만 22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신도시가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도시 건설은 아파트 건설비 등 민간 투자분을 포함하면,서울(605.4㎢)의 12%밖에 안 되는 공간(72.9㎢)에 약 100조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세종시는 지역 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된다는 데에서 더욱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말 이전한 국무총리실을 비롯,오는 2014년까지 서울과 과천에 밀집돼 있던 중앙정부 기능의 65%정도가 국토의 중앙인 이곳으로 옮겨진다. 충청도를 비롯한 영·호남 사람들에게 '사실상의 행정수도'는 더욱 가까워지는 셈이다.

세종시는 경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사막의 오아이스' 같은 곳이다.

특히 장기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스카이라인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건설현장 근로자만 1만명이 넘는다. 장남평야 한쪽 저지대는 국내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로 탈바꿈, 2일 전면 개장됐다. 모두 자연환경을 슬기롭게 이용하는 '만물의 영장' 인간이 만든 작품이다.

그런데 정부가 세종시에 조성하려는 국립수목원과 녹지공원이 백지화될 위기를 맞아 세종시를 사랑하는 국민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도시의 자연 친화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이,자연계의 일부인 야생동물(개구리)을 무조건 보존해야 한다는 측의 주장과 부딪히면서 나타나는 아이러니다.

정부는 세종청사 주변 장남평야 200여만㎡(약 60만평)에 수목원과 공원을 조성키로 하고 지난 2007년 해당 토지를 수용했다. 이어 세종시 기반시설 조성을 맡은 LH는 지난해 4월 저지대인 논에 흙을 메우는 성토(盛土) 공사를 시작했다. 며칠 뒤엔 현장 인부들이 논에서 개구리 떼를 발견,관계 당국에 등에 문의한 결과 희귀종(멸종위기동물 2급)인 금개구리로 밝혀졌다.

이에 LH는 국내 다른 개발지역 전례 등을 근거로 "평야 일부에 집단 서식처를 조성,개구리들을 이주시키되 공사는 계속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금개구리의 집단 서식이 확인된 만큼 공사를 전면 중지하고 논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양측은 9천200만원을 들여 지난 1월말 '금개구리 집단 서식처 환경생태 현황조사 및 보전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 계약을 녹색연합 부설 녹색사회연구소와 체결했다.

오는 11월말 나올 용역에서 "논 전체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정부의 수목원·녹지공원 조성 계획은 백지화된다. 개구리 보존 문제로 인해 세계적 명품도시룰 지향하는 세종시의 자연 친화적 개발 프로그램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발이 안겨다 주는 '달콤한 사탕'의 유혹에 빠져 걷잡을 수 없는 환경파괴로 인한 '쓰나미(대재앙)'가 닥치는 것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옛날 시골에서는 닭사료로 쓰일만큼 흔했던 금개구리가 멸종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환경 지표종(indicator species) 인 동물이 사라진다는 것은 결국 우리 주변 생태계가 그만큼 많이 파괴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맹목적 '환경 지상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지구상에서 인간보다 더 중요한 존재는 없다. 사람이 우선이다. 세종시 개발 예정지에서는 '국가 대사'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났다. 금개구리 문제로 인해 신도시 건설에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된다. 합리적 대안 수용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제2의 천성산 도룡뇽' 사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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