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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감정이 숨겨져 있다. 특별히 드러내 놓고 얘기하는 것을 삼가했던 정서가 뿌리 깊게 내재된 이 감정은 한국민의 정서 중 으뜸으로 친다.

그것은 바로 정(情)이다. 정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끈끈함이 애초부터 묻어나는 감정이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멀어지고 나면 감정의 밑바닥에서부터 밀려오는 그 무엇이다.

한국에 머물다 간 많은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생각나고, 그리워 하는 것은 사람들 간에 있었던 정을 그리워 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머물면서 인간적으로 실망한 경우도 많겠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것이 한국의 정이 남다르게 다가온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민의 정은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런 한국민의 정에는 '배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른바 삼덕(三德)이라 하여 갑자기 찾아올지도 모를 나그네나 걸인들을 생각해 3인 몫의 밥을 더 짓는 아량이 있었다.

우물가에서 물을 청하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버드나무 잎을 띄워 내미는 것도 배려이고, 가을에 감나무에서 감을 수확할 때도 한 겨울 새들의 먹이로 '까치밥'을 남겨 놓는 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자연에 배려이다.

한국의 뿌리 깊은 정서에는 손님에 대한 예절이 전해지고 있다. 멀리서 온 손님에 대한 예의를 갖춤으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다.

평소 근검절약하는 삶일지언정 자신의 집을 찾은 손님에게는 집에서 제일 좋은 것을 접대하는 손님맞이 예절을 지녀왔다. 또 손님과 같은 솥, 같은 그릇의 찌개를 나눠 먹는 문화는 손님을 가족과 동일하게 대접한다는 얘기와 같다.

최근 언론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부당요금이나 바가지요금 등이 기승을 부린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관광객에게 사기를 치고 횡포를 부리는 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참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만의 일도 아니다. 관광 선진국들을 비롯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바가지 상흔은 존재한다.

이렇게 '한 철 먹고 튀자'는 식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한국 관광 전반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간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들인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얼마인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처방은 온 국민이 공감대를 형성해 꾸준히, 그리고 자발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이제라도 외국인 관광객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보자. '봉'이 아닌 '손님'으로 말이다. 크게 공이 들거나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예전부터 우리가 지녀왔던, 우리 집을 찾아준 손님에 대한 극진한 예우, 자신을 비우는 전통적인 겸양과 배려의 미덕만 되살리면 되는 일이다.

비즈니스의 성공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마인드로는 어림도 없다. 더욱 나은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자기가 구비하지 않는 물건에 대해서는 심지어 경쟁사로까지도 고객을 보낼 줄 아는 통 큰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정상혁 보은군수가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칭찬받을 만 하다. 정 군수는 우호협력을 맺은 미국LA 글렌데일 시장 일행들에 대한 예우가 너무 도에 치나친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깍듯하다. 하지만 정 군수의 손님에 대한 예우를 받고 간 시장일행 등은 침이 마르게 보은군과 군민을 칭찬한다. 그리고 미국LA에서 보은 농특산물을 판매하면 적극 나서고, 한국을 찾으면 반드시 보은군을 찾는다. 결국 정 군수의 손님에 대한 예우가 알게 모르게 보은의 힘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이다.

5월이면 충북 오송에서는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가 개막한다. 손님에 대한 예우와 배려가 담긴 손님맞이가 필요할 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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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