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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4.04 18:55: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5년 전 일이지 싶다.

당시 환경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는 친구와 모처럼 만나 저녁을 먹은 적이 있다. 친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취기가 오르자 대뜸 수질오염총량관리제(수총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가 어떻고, '인(P:질소족 원소의 하나)'이 어떻고, 사범대 출신인 나로선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친구는 "고향이라는 생각에 더욱 걱정돼 청원군 직원들에게 '하루빨리 수총제 할당 부하량을 소화하기 위한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각종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해주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라고 털어놓았다. 다음날 청원군에 친구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만남도 주선해 주었다. 이후 시간은 흘러 차츰 기억에서 잊혀졌다.

민선5기 출범과 함께 청원군에 비상이 걸렸다. 수총제에 발목이 잡혀 각종 개발사업이 '올 스톱' 됐다. 수총제의 중요성을 지적한 친구의 말이 그때서야 비로써 떠올랐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오늘(4일) 청원군에서 '청원군 수질오염총량제 해결'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가 유포됐다. 전날에는 청원지역구 변재일(민주) 국회의원이 먼저 희소식을 전했다. 한결같이 자신들의 노력을 소개하기에 바빴다.

청원군은 수총제의 올무에 걸린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청원군은 그동안 전형적인 농업 지역이었다. 하지만 급속한 발전으로 수총제 할당 부하량을 소화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금강수계 자치단체(전북 김제시, 정읍시)의 5년간 평균 인구 증가율은 4.4%인데 반해 군은 32.8%나 증가했고 토지의 대지화율도 26.6%로 증가하는 등 단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해 수총제의 규제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종윤 군수는 "수총제 해결로 통합시 발전은 물론 자칫 발목이 잡힐 뻔 했던 경제자유구역 조성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군은 수총제의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가지 노력을 소개했다. 올 1월부터 부족한 부하량을 해결하기 위해 전액 군비로 예산을 확보해 가금류(닭, 오리) 축산농가에서 배출하는 계분을 비료생산업체가 위탁처리 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그 결과 지난달 말까지 약 39만8천수의 계분 2천870t을 위탁 처리했고 지난 1일 이를 삭감실적으로 제출해 미호B유역도 제재에서 완전히 풀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어느 누구도 수총제 문제로 군민들에게 고통을 준 부분에 대해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청원군은 금강수계 자치단체의 인구증가율을 들면서 수총제의 제재에 탄력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했다. 토지 대지화율도 거론했다.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청원군 인구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조성이었다. 이 계획은 7~8년 전 이원종, 10년 전 주병덕 전 지사 때 이미 확정된 일이었다. 당시 이종윤 군수는 실과장과 부군수를 역임하고 있었다. 그런데 청원군의 발전된 미래를 예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임 자치단체장의 무지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궁색하다. 오송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도 이와 똑같다. 설문식 충북도 경제부지사는 4일 오송역세권 공영개발을 위해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이시종 충북지사가 공약사업을 남의 일처럼 여긴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 "민선5기 공약사업인지 파악해봤는데, 절대 공약사업은 아니었다. 다만 필요에 따라, 정책적 판단에 따라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해명했다. 수총제와 마찬가지로 책임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기자는 이들의 말이 충북엔 충북의 미래를 10년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공직자들이 태반이라는 소리로 들린다. 정말 그렇게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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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