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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民心)이 화났다.

혈세를 이용한 외유 고질병이 다시 도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외유성 해외연수'가 또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원 행태 여론뭇매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재발해 주민들의 심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불황으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도 허덕이는 기업과 서민들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다. 불황은 세수감소로 직결돼 숙원사업관련 예산이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빠지는 법이 없다. 지자체 직능단체까지 혈세 지원을 받아 해외연수에 가세하려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는 더욱 심하다. 표밭갈이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제기될 수 있는 구설도 피하자는 '꼼수'가 작용한 듯 서두르는 모양새다.

얼마 전 연수 길에 오른 충북시·군의장단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충북의장단은 최근 4박 5일 일정으로 필리핀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해외연수에는 10개 시·군 의장단 18명과 사무국 직원 11명 등 29명이 참여했다. 모두 4천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의장단은 각 시·군의회 사무국 직원 1명씩을 대동했다. 청주시의회는 비서실 직원과 운전기사들이 동행했다고 한다. 이들은 '귀족여행'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지난 2월 18대 대통령 취임식 날에 해외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앞서 기획행정위원회는 수차례 출발 장소를 변경해 가며 시민들의 눈을 피해 해외연수를 떠나는 해프닝까지 빚었다.

의정활동을 충실히 하기 위한 의원들의 연수는 비난의 여지가 없다. 오히려 권장사항이다. 문제는 방법에 있다. 국내연수는 대부분 연찬회란 명칭을 붙이지만 자신들의 시·군에서 열리는 적은 거의 없다. 의회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치지만 자신들의 실천은 별개다. 효율성을 접어두고라도 관광이 곁들여지지 않은 해외연수도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되레 해외관광을 위해 해외연수가 들러리선 모양이다. 관광이 목적이라면 사비를 써야 타당하다.

현재는 상임위별로 편성해서 연수를 다녀온다. 이렇게 가니까 대부분 의원 개개인의 관심사와는 동떨어진 연수가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상임위원장이 함께 가다보니 어딜 가나 의전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일반적으로 기관 방문 시 2시간 정도 할애된다. 이 중 30여 분은 위원장 인사 등 의전으로 소비되고 30여 분 돌아보고 60여 분 정도 질문과 답변을 듣는데 의원 1인당 5∼6분밖에 할당이 안 된다. 귀한 예산 들여서 멀리 갔는데 겨우 5∼6분 대화하고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애초부터 연수의 소기 목적 달성이 거의 불가능한 일정이다.

연수는 각 분야에서 선진지의 모범사례를 배워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의원들의 연수 대상지가 반드시 해외일 필요는 없다. 국내에도 모범사례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집행부의 예산심의 때 효율성을 강조한다.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업무에도 효율성이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반성과 개혁이 먼저다

'외유성'논란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무엇보다 지방의원들의 반성과 의식개선이 먼저다.

제도적 장치도 뒷받침돼야 한다. 유명무실해진 사전심의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 사전심의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려면 시민단체 등을 주축으로 심의위를 구성해야 한다. 결과 보고서 작성에 머물러 있는 사후보고제도의 개선도 요구된다. 해외연수 후 시민사회단체와 집행부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정책보고회를 열어 연수 결과를 공유, 지방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안전행정부와 국회의원들도 네 탓으로만 해외연수병의 책임을 회피해선 안된다. 안전행정부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소한 규정이나 법규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이런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법규가 있으면 즉시 개정하는 열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해외연수병이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는데 개혁론이 거론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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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