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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3.28 16:10: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증평촌년'을 자처하는 스타강사 김미경씨가 여론의 뭇매를 호되게 맞았다. 석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모 중앙언론 보도 때문이다.

표절 후폭풍은 다른 연예인에게까지 불었다. 영화배우 김혜수씨는 논문 표절에 대해 공식 사과한 뒤,석사 학위 반납 의사까지 밝혔다. 개그우먼 김미화씨도 논문 표절 의혹을 받자 자신이 맡고 있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이들 '3김씨'의 공통점은 해당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것이다. 물론 석사 논문이 이들이 각자 성공하는 데 플러스 요인이 됐을 수는 있다. 하지만 영향은 매우 미미했다고 본다. 특히 가정형편이 변변치 못한 시골에서 태어나 음대를 졸업한 뒤 현장 체험 위주 강의를 펼치는 미경씨에게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에게선 고리타분한 '학자풍 강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박사를 따고오랜 기간 공부를 많이 했다는 명강사들에게 흔한 현학적 표현도 없다.

그렇다면 필자를 포함한 대한민국 석·박사 가운데 이들 3김씨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3김씨처럼 유명인이 아니기 때문에 대중이 관심은 갖지 않겠지만,우선 필자부터 양심고백을 해 본다. 논문을 박탈당해도 좋다.

필자는 국내 최고 명문이라는 S대 출신이지만,사실 학위엔 별로 관심이 없다. 단지 기자 생활을 통해 지방자치 발전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6년 3월 H대에 지방자치대학원이 국내 최초로 생겼다.

그 대학원은 평소 흠모하던 J모 교수가 창립했다. 그래서 당시 모 중앙언론사 내근 기자 생활을 하면서 석사 과정에 등록했다. 그런데 미경씨가 다닌 대학원과 마찬가지로,필자가 다닌 대학원도 직장인이 대부분인 야간이었다. 그래서 수업 듣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두 학기째에 접어든 96년 10월에는 근무지를 대전으로 옮기는 바람에 매주 한 두 차례 열차로서울을 오가며 수강했다.

결국 마지막 학기 논문을 쓸 때는 회사에서 한달 간 무급휴가를 받았다. 그러나 주제를 평소 필자가 기사로 많이 취급해 온 '지역 간 갈등'으로 잡았지만,학문적 성과물로 인정받기에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결국 많이 베꼈음을 이 자리에서 실토한다. 특히 논문 마지막 부분에 나열한 국내·외 참고문헌에는 그 동안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책도 여러 권 나열했다.

우리사회에선 학력 인플레가 심하다 보니 요즘엔 주위에 깔린 게 석·박사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의 박사 학위 소지자는 100만명당 233명으로 미국(192명)이나 일본(130명)보다도 많다. 지난해에만 석사 8만2천765명과 박사 1만2천243명이 배출됐다. 하지만 석사학위를 갖고 있으면서 정작 맞춤법에 맞는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 박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사회에는 아직도 '박사학위 숭배사상'이 많이 남아 있다. 필자는 그 동안 주위 선배들에게서 "3류 대학 박사라도 하나 받아 놔야 나이 들어 기자 그만둔 뒤 대학 강사라도 할 수 있어. 안 그러면 후회한다"란 얘기를 수 없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설마요,세상이 점점 실력 위주로 흘러가는 데요 뭘…"이라며 자위해 왔다.

아내도 "당신보다 훨씬 안 좋은 대학 나온 사람도 박사 되는 데…"란 말을 그 동안 귀가 따갑도록 했다. 그럴 때면 필자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응수했다. "뭐,얼어죽을 박사야. 내가 볼 땐 차라리 연애박사가 훨씬 나아." 하지만 나이가 50대에 접어들면서 최근에는 "아내나 선배 말 듣고 박사가 됐더라면 노년이 훨씬 여유롭지 않을까"라고 가끔 자문해 왔다.

이런 가운데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최근 벌어진 사태는 필자를 슬프게 한다. 학교측은 교육부의 대학 평가와 관련,수업의 질을 높인다는 명분으며 이번 학기부터 박사 학위가 없는 강사에겐 수업을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박사라고 반드시 강의 잘하는 건 아니다"며 "수업의 질은 학력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수강생들이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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