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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2.21 14:43: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사전을 찾아 보면 '스마트(smart)'란 영어 형용사에는 여러 가지 좋은 뜻이 있다. '맵시 좋은' '똑똑한' '고급의' '활기찬' 등이다.

21세기 한국에서 스마트폰은 전지전능한 '신'이나 다름없다. 아린아이에서 노인까지 모든 이의 욕망을 신속히 처리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세종시내 모든 학교에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 스쿨' 도 비슷하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습한 내용을 집에 가서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로 그대로 내려받아 복습할 수있다. 스마트 스쿨에 대한 입소문이 전국으로 나면서 세종시내 학교들은 '콩나물 교실'이 돼 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구 멸망 2초 전 사진'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 화제가 됐다.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가상의 현실을 그린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촬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심하게 중독된 현대인들을 풍자한 것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작년말 기준 3천272만여명으로 세계 7위 수준이라고 한다. 보급률로 따지면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61%로,일본(65%)에 이어 세계 2위다. KT경제경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2년후인 2015년에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인구수보다도 많은 5천800만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다고 한다.

요즘엔 대부분의 초등학생에게도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됐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올해는 설 명절 풍속도도 크게 바뀌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어른에게 덕담을 듣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나누는 게 우리의 전통적 명절 풍속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아이들은 세뱃돈을 받자마자 뿔뿔이 흩어져 고개를 처박은 채 '폰질'을 하기에 바쁘다.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의 여러 가지 기능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소통'이다. 시집 간 딸과 친정 어머니가 카톡을 통해 시도때도 없이 무료로 대화한다. 가까운 곳에 있는 친구와 실시간으로 재잘거리는 일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정작 바로 옆사람과는 대화가 단절되는 게 문제다.

요즘엔 가끔 서울에 갈 때 지하철을 타 보면 너무나 삭막한 풍경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책이나 신문을 펴는 사람은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췄다. 주위 사람에겐 전혀 관심이 없다.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꽂은 채 자신만의 세계에 도취돼 있다. 시골에서 상경한 촌로들이 길을 물어볼 상대도 없다.

'수그리족'은 우리 사회 곳곳에 널려 있다.

회의 시간에 상사가 열심히 훈계하는 데도 머리를 처박은 채 '다른 세상'과 대화하는 신입사원을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꽂은 채 한 손으로 곡예 운전을 하며 다른 운전자에게 피해를주는 젊은 여성도 기자는 여러 번 경험했다. 이런 사람은 화가 나서 크게 욕을 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먼 곳과는 소통하면서 주위와는 완전한 '불통' 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초조·불안해하거나,강제로 사용을 제지당했을 때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는 증상을 '노모포비아(No-Mobile Phobia)'라고 한다. 국내 스마트폰 중독률이 8.4%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낮 시간에 손에 스마트폰이 없이 5분도 채 못 버틴다면 노모포비아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종이로 만든 책이나 신문은 21세기 이후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까.

좁은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텍스트를 읽을 때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종이로 읽을 때보다 텍스트를 건성으로 대하게 된다. 결국 똑같은 '삼국지'라도 스마트폰으로 읽으면 사고력의 폭과 깊이가 실제 책으로 읽을 때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읽기에 있어서 픽셀(pixel·화소)과 프린트(print·인쇄물) 사이에는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글을 읽으면 인간의 두뇌 회로 자체가 그쪽으로 길들여져 인지 및 종합적 사고 능력이 감퇴된다는 주장도 있다. 스마트폰은 잘 쓰면 '첨단 문명의 이기'이지만,잘못 쓰면 마약이 된다. 강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 난 노모포비아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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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