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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1.08 18:02: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연초만 되면 지도층 인사들의 사자성어 발표가 유행이다. 계사년(2013년) 새해도 다르지 않다.

사자성어를 잘만 사용하면 귀에 쏙 들어오고 공감 또한 불러일으킨다.

사자성어의 아이디어는 고대 역사서인 '사기'와 '춘추',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 등에서 주로 찾는다. 여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들이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고 세태를 풍자하는 내용도 많기 때문이다.

단체장 너도나도 사자성어 내놔

이시종 충북지사는 계사년 화두로 '화동세중(和同世中)'을 내놨다.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충북을 만들어 새로이 펼쳐지는 세상의 중심, 즉 신수도권의 중심이 되자는 뜻이다.

지난해 충청내륙고속화도로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과 청원ㆍ청주통합 등 각종 현안사업들이 대부분 해결됐다. 새해에는 이를 토대로 도가 국가발전의 중심이 되고, 단양에서 영동까지 지역간ㆍ세대간ㆍ도농간 소통과 균형발전을 통해 160만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충북을 만들어 신수도권의 중심이 되자는 이 지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충북 교육계의 수장인 이기용 도교육감은 '금석뇌약(金石牢約)'을 꼽았다.

금과 돌 같은 굳은 약속을 뜻한다. 이 교육감의 사회 각계각층의 불신과 갈등을 청산하고 약속과 신뢰를 바탕으로 믿음을 주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일에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셈이다. 올해에는 갈등과 반목하지 말고 그저 학생 가르치는 일에만 매진하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만인동락(萬人同樂)'을 제시했다.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긴다'는 뜻이다. 즉 2014년 7월 출범할 통합 청주시를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자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종배 충주시장은 '탈각진세(脫殼振世)'를 내놨다. 오래된 껍질을 벗고 새로운 기상을 세상에 떨친다는 말이다. 이 시장은 올해를 충주의 100년 침체를 벗어날 호재로 보고 있다. 탈각진세 속에는 새해에 열리는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성공한 대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받아 들여 진다.

최명현 제천시장은 '발분도강(發憤圖强)'을 택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힘쓴다는 의미다. 제천시를 부강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을 내놨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자치1번지' 옥천을 건설하기 위해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자기최면이다.

사자성어는 각 분야 지도층이 한해를 이끌어 가기 위한 함축된 의지 표현이다. 그래서 의미가 크다.

소통과 실천의지가 더 중요하다

문제는 단체장들의 사자성어 발표를 받아들이는 젊은 층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점에 있다. 소통의 문제다. 우리말에서 한자는 빼놓기 힘들다. 국어사전에 실린 단어의 70%가 한자어다. 20~40대는 물론 50~60대도 한자에 서툴다. 1968년 정부 지시로 교과서에서 한자가 삭제된 탓이다. 1972년 중·고교용 한자 1천800자를 선정했지만 지금도 국어책 말곤 한글로만 돼 있다.

따로 배우지 않는 한 한자를 익힐 기회가 없었고 지금도 없다는 얘기다.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지도층의 사자성어가 젊은층으로부터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말은 기본적인 소통 도구다. 친근감·동질감·유대감은 모두 같은 언어, 비슷한 화법을 쓰는 데서 비롯된다. 세대 구분도, 생각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도 말이다.

소통이란 서로 알고 이해하는 말을 주고받는 것이지 내 주장을 위엄을 얹어 전하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니 그리 알라'는 식으론 소통하기 힘들다. 해석이 필요한 사자성어로 소통하자고 드는 건 자화자찬이나 금시초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금상첨화란 답을 요구하는 거나 다름없다.

민심의 평가도 매섭다. 지난 2008년 "국민을 섬기겠다"며 출범한 MB정권이 초기부터 광우병 소고기 수입문제로 촛불집회를 지피더니 그해 겨울 '호질기의(護疾忌醫)'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 받기를 꺼린다는 뜻이다. 정치권이 국민들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부족함을 지적한 것이다.

새해를 맞아 단체장들이 너도나도 내놓은 사자성어가 그들만의 각오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연말에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올 한해 160만 충북도민들 모두가 지역발전을 위해 '동심동덕(同心同德:같은 목표를 위해 다같이 힘쓴다)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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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