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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미국 LA 파사데나(Pasadena) 시(City)의 오래된 거리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12년의 마지막을 보내는 미국 한인사회의 언론의 톱(Top)기사와 1면의 장식한 기사는 사고로 얼룩졌다.

한인 관광버스가 오리건 산악지역에서 빙판길에 미끌어져 수십미터 절벽으로 떨어져 대형 참사를 빚었고, 2만1천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는 70대의 한인 조경업자가 이웃의 아이들(18·19살의 남녀)과 주차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총으로 이 아이들을 살해하는 참혹한 사고가 벌어졌다.

하지만 미국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군 뉴스는 이런 사고가 아니었다. 미국 한인사회의 어린 학생들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나섰다는 것이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미국에서는 전통과 역사적 측면에서 가장 신뢰하는 신년 새해 행사 가운데 로즈 퍼레이드(Rose Parade)를 손꼽는다. 이 행사는 1월 1일 오전 8시부터 12시에 걸쳐 전 세계 6억 명의 TV시청자들에게 중계되고, 당일 현장에는 12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이 행사를 지켜볼 정도로 큰 행사다. 로즈 퍼레이드는 124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대한민국의 피를 받고 태어난 이 가운데 이 행사에 참여한 이는 단 한 명밖에는 없다.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남인 필립 안씨가 로즈 퍼레이드의 꽃차에 탑승해 거리 시가행진에 참여한 것뿐이었다.

그리고 2013년 1월 1일 오전 8시40분 전 세계 6억 명의 시청자와 120만 명의 시민들은 놀라운 시선으로 한 밴드의 행진을 지켜봤다. 솔직히 이들을 밴드로 부르기는 애매했다. 이들의 복장은 대한민국 전통복장과 악기로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갓과 두루마기, 한복차림의 남녀가 태극기와 PAVA기를 앞세우고, 그 뒤에는 젊고 발랄한 10대 학생들이 선녀차림으로 궁중무를 추며 따랐다. 취타대, 사물놀이패, 태평소, 나발, 장구, 북에 이은 기수단의 신명나는 장단과 춤사위는 현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낮선 미국인들을 이들의 행진을 보고 감탄했다. 로즈 페레이드에는 21개 팀의 마칭밴드팀이 공연행진을 벌인다. 124년 역사상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한국의 전통복장과 음악, 춤으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참가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그것도 현지 교민들의 자녀들로만 구성해 참여한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465개 팀이 로즈 퍼레이드에 참여하기 위해 신청했지만, 21개 팀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행사이다. 대한민국 PAVA팀의 학생들은 모두 180명으로 남가주 100여 곳에서 선발됐다. 나름대로 학교에서는 학점 4.0 이상을 받는 수재들이고, 주말에 3시간씩 연습을 했다.

한국 문화에도 서툴고, 한국말을 하는 것보다는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훨씬 편한 어린 학생들이 일궈낸 쾌거이기도 했다. 이들 학생들 뒤에는 물론 학부모의 절대적 지지도 필요했다.

또 학생과 학부모들을 한 방향으로 올 곧게 헤쳐갈 수 있는 길을 터준 파바 월드(PAVA World)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미국사회에서 한인들의 인구가 많기는 하지만 여전히 푸대접 받고, 멸시 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과 일본이 미국에서 많은 자본력으로 미국사회에 정착했다면, 한인들은 철저한 노력이 뒷받침 돼야 했다.

이번 124회 로즈 퍼레이드 메인 스폰서도 일본의 혼다가 책임졌다. 그럼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 어린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했을까.

신년 새해 대한민국의 긍지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주말마다 미국내 각지에서 모여 피땀 흘리며 노력하고 있을 때도 정부 관계자는 본체만체 뒷짐만 보고 있었다. 한인사회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만큼 정부 관계자는 이들을 품으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이제는 세계 각지에서 대한민국에 희망과 꿈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재외국민을 제대로 바라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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