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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22 16:19: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비가 온다. 가을비가 제법 요란스럽게 내린다. 한 가을로 접어들게 하는 비다. 이 비가 그치면 기온은 뚝 떨어질 게다. 절기는 만추(晩秋)로 접어드는 상강(霜降)이다. 단풍은 곳곳이 절정이다. 산은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불편하지 않은 복장이면 된다

가을 여행하면 떠오르는 게 '단풍여행'이다.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며 산에 오르면 색다르다. 평소 느끼지 못한 기분도 얻을 수 있다. 풍경은 쪽빛 하늘 아래 울긋불긋하다. 신선한 바람과 함께 묻어온 향기는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가을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어느새 가을 한 복판이다. 지난 주말 가을빛 곱게 물든 단양을 찾았다. 제비봉(721m)에 올랐다. 그 곳에서 단풍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가을빛의 충주호를 만났다. 산정에서 바라본 충주호는 산자수명(山紫水明) 그대로였다.

충주호에 내려앉은 가을빛 보기는 제비봉이 최고다. 감히 따르기 어렵다. 산자락을 한 구비씩 돌아설 때마다 충주호 비경이 새롭게 드러났다. 호숫길이 시나브로 나타났다. 주변의 연봉이 만들어낸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다. 단원이 이곳에 푹 빠진 이유도 알 수 있다.

제비봉은 산 전체가 기암으로 이뤄진 암산(巖山)이다. 온갖 모양의 기암은 산정까지 이어진다. 위세는 아주 당당하다. 노송들의 반가운 인사는 죄송할 정도다. 암릉 길의 경사는 만만찮다. 숨이 턱에 차고 허벅지가 뻐근하다. 산정에 달할 때까지 내내 그렇다.

최고의 조망처는 544.9m 봉우리다. 이곳에 서면 말목산 능선 너머로 금수산 봉우리가 보인다. 줄줄이 이어진 풍광이 장대하다. 퇴계에 대한 두향의 애절한 사랑이 오버랩 된다. 잠시 과거로 돌아갔다.

산행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건 한 참 후다. 울긋불긋하다. 단풍을 닮았다. 화려한 색상이 단풍보다 알록달록하다. 마치 무리지어 이동하는 단풍행렬 같다. 산행객들의 시월단풍은 그렇게 화려했다.

아름다운 곳에는 으레 사람이 몰리기 마련이다. 제비봉 단풍객들은 마냥 신났다. 능선을 오를 때마다 달라지는 풍광에 목소리도 커졌다. 산 아래 있을 때완 영판 다른 사람들이었다. 흥분상태였다.

올해 단풍은 유독 화려하다. 곱게 채색된 물감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가족들과 오붓하게 단풍놀이 떠날 산도 많아졌다. 평소 산을 자주 찾지 않는 사람들은 더 안달이 났다. 아이들과 마음껏 자연의 아름다움에 젖어보고 싶어서다.

하지만 고민이 크다. 산행이나 나들이에 입을 적당한 옷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산행이나 나들에 필요한 아웃도어 양상은 아주 많이 변했다. 그 것도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했다.

우리는 평소 어두운 색깔의 점잖은 옷을 즐겨 입는다. 그러나 산에만 가면 아주 화려해진다. 때깔 좋은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곤 한다. 고가의 장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세팅하기도 한다.

산행만큼 돈 안 드는 취미도 없었다. 적어도 5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투박한 국산 등산화는 기본 10년 정도를 거뜬히 버텨줬다. 야영하지 않는 이상 다른 장비는 필요가 없었다. 고어텍스 재킷이 있으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동네 뒷산엘 가도 히말라야 원정 복장이다. 실제로 이런 복장을 한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주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다 보니 산행이 어느 순간 돈 잡아먹는 취미가 됐다. 산은 계절에 따라 자기 색깔로 옷을 바꿔 입을 뿐이다. 우리까지 시시때때로 고가의 옷으로 갈아입을 필요는 없다. 일반 산행이라면 튼튼한 등산화와 함께 불편하지 않은 간편복장이면 된다.

***아웃도어 가격 거품 빨리 빼라

지금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4조원의 매출을 자랑한다. 2006년 연매출 1조원에서 4배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웬만한 브랜드의 아웃도어는 서민들이 감히 엄두 내기 어려운 가격 수준이다.

고어텍스 재킷은 평균 40만~60만원, 비싼 제품은 100만원이 넘는다. 바람막이 재킷 역시 20만~30만원이 기본이다. 신발도 경등산화·중등산화·트레킹화·릿지화 등 다양하다. 기능과 산행 강도에 따라 세분화했다. 편리하긴 하지만 너무 비싸다.

우리의 과시성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광고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심한 거품이 생긴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하루빨리 거품이 빠져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단풍구경에 나설 수 있다. 단풍의 매력만큼이나 유감도 큰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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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