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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9.24 15:47: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철가방 천사' 고 김우수씨 1주기 추모 글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물샘도 찔끔했다. 김 씨는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인양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창문도 없는 쪽방에서 자신보다 못한 이웃을 향해 사랑의 손길을 건넸다. 그리고 생을 마쳤다.

***모든 선행은 선순환 한다

김 씨는 고아로 자랐다. 중국집 배달원을 하며 한 달에 70만원을 벌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부터 남몰래 자신처럼 불우한 아이들의 희망을 지켜주려 무던히도 애썼다. 그러던 중 1년 전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다.

숨겨진 선행은 그의 죽음을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그 사연을 듣고 많은 이들이 울었다. 도움을 받던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더 컸다. 그 후 1년, 그의 선행은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남겼다. 나눔의 씨앗을 배달하는 사랑의 메신저가 됐다.

가난한 집 형제들은 대체로 우애가 좋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울 줄도 안다. 불행과 아픔도 함께 나눈다. 서로가 서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경향 때문이다. 반면 부잣집 자식들은 다를 때가 많다. 좋은 사이도 보기 어렵다. 곧잘 돈 문제로 송사를 벌이기도 한다.

부자가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다. 그러나 더 행복할 수도 있다. 경주 최부잣집은 대표적 사례다. 명문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과 톨레랑스로 존경받고 있다. 대대로 복을 지으며 산 결과다.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이란 말이 있다. 좋은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경사가 넘친다는 뜻이다. 주역(周易)의 문언전(文言傳)에 실려 있는 한 구절이다. 선한 일들을 찾아서 하다 보면 언젠가는 선행이 선순환 할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나를 포함한 요즈음 사람들은 이점을 잘 믿지 않는다. 뒤돌아서 후회하면서도 욕심에 눈이 가려 선행을 하려 들지 않는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비 오면 걱정하는 청개구리처럼 살고 있다.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엔 사회공헌사업과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청주를 포함한 충북지역에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경영환경이 힘들어 지면서 예산은 빠듯해지고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있다. 기업 이미지와 신뢰성 확보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 구글의 모토는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이다.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장기간 쌓아야 올려지는 이미지와 신뢰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회사의 사회공헌업무로 자원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직원들이 처음부터 즐거워할 리는 없다. 쉬어야 할 주말에 출근하는 기분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속한 지역사회에 무언가를 베풀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지금 당장 회사나 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선들이 쌓여 회사의 경사로 돌아온다. 회사의 경사는 곧 내 경사다. 선행은 선순환 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론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이다.

가진 것을 내어줌으로써 얻는 보람과 행복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자신의 존중감을 극대화시켜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안전판이다. 평소에 적선해놓으면 난리가 나도 집안이 결딴나는 일은 없다. 동학이나 6·25전쟁 등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선행은 자신을 위해 하는 복 짓기다.

대한민국은 지금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양극화 해소, 재벌 개혁 등 '가치 전쟁'으로 시끄럽다.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후보들은 수많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적선의 가치도 공약으로 나왔으면 한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선 적선을 실천하는 현자(賢者)가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

***적선은 나를 위한 복 짓기

적선(積善)은 마치 마일리지를 쌓듯이 '선을 쌓는다'는 표현이다. 그중 최고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베푸는 일이다. 최부잣집 사례를 아무리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까닭도 여기 있다.

적선은 그 사회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나타내는 사회의 문화다. 동시에 사회 구성원 상호 간 '나눔의 문화'다. 무슨 일이든 함께 나누면 즐겁고 신난다. 힘든 일도 여럿이 하면 쉽게 할 수 있다. 혼자 걷는 길보다 여럿이 걷는 길이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온정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남을 위해 기도해 보자. 그리고 적선해 보자. 남을 위한 기도는 나를 위한 기도다. 복 짓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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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