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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상공회의소 사태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도대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벌써 몇 달 째다. 충북도민들의 걱정은 점차 불만으로 변하고 있다. 급기야 지도자 자질론까지 나오고 있다.

***조직원 마음부터 잡아보자

어느 조직이든 지도자가 바뀌면 쇄신을 외친다. 그러나 곧잘 모순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금도(襟度)와 기량의 불일치 때문이다. 금도와 기량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쇄신은 기량과, 모순은 금도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모두를 품고 나갈 기상과 도량이 기량이다. 지도자는 그걸 갖춰야 진정한 쇄신을 이룰 수 있다. 넉넉한 금도는 모든 이를 품을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지도자의 기량과 금도가 적절하게 조화돼야 조직의 쇄신을 이룰 수 있다.

지금 청주상의 사태로 보면 '무소불위(無所不爲)'와 유소불위(有所不爲)의 비유가 비교적 적절하다. 무소불위와 유소불위는 글자 한 자 차이다. 딱 글자 한 자 바뀌었을 뿐이다. 그러나 내포된 의미는 전혀 다르다. 무소불위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권력지향형 이다. 유소불위는 '하지 않는 일이 있어야 한다'는 절제의 의미다.

물론 '위정유목'(爲政猶沐)이라는 말도 있다. 머리가 빠지더라도 머리를 감아야만 머리가 더 잘 자라게 되는 법이다. 약이 쓰다고 먹지 않으면 병을 고칠 수 없다. 곪은 종기를 아프다고 도려내지 않으면 목숨을 살릴 수 없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청주상의 문제와 연관짓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

조직은 사람이 모여 만든 구성체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공통된 주제의 핵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섬김과 부림을 통해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도 다르지 않다. 그 중심에 지도자가 있는 것도 똑같다. 그래서 조직은 무소불위형이 아닌 유소불위형 지도자가 만들어야 긍정적이다. 쇄신은 그 대가로 부여된 산물이다.

청주상의 사태는 쉽게 풀리는 듯 했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7월31일 한명수 전 사무처장이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전보 구제신청' 청구사건에 대해 '부당전직' 판정을 내릴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청주상의가 한 전 처장의 원직복귀를 거부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표면적 으론 신임 사무처장 거취 문제를 들고 있다. 그러는 사이 지역경제계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청주시민들도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일부 회원사는 물론, 부회장·상임의원들의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청주상의가 주최하거나 주관한 각종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홍 장기화에 따른 일종의 '보이콧' 움직임으로 보인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 어느 조직에서건 '사람'을 홀대해서 성공한 지도자는 없다. 성공한 지도자는 가슴과 머리, 실력이 두루 균형을 갖춰야 한다. 그게 기량이다. 그 기량이 조직원들의 마음과 잘 조화될 때 조직이 쇄신된다. 지금 청주상의에 꼭 필요한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권력은 항상 마성(魔性)과 함께 한다. 그 마성은 종종 사람의 눈과 귀를 멀게 한다. 궁극적으론 조직을 망친다. 어떤 지도자가 조직을 장악·관리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소수 의견에 귀를 막는 자가당착은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하곤 했다. 자기 합리화는 쇄신을 불가능하게 했다.

손가락으로 하늘과 태산을 가릴 수는 없다. 하지만 손가락이 눈을 가리면 하늘과 땅이 어두워지고 태산도 감춰진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불같은 카리스마 대신 인화

청주상의는 지금 기우뚱거리고 있다. 지역 경제계 대표 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좋은 것만 찾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의 요체는 소통이다.

장수의 품격을 얘기할 때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덕장(德將), 지장(智將), 맹장(猛將)이 대표적이다. 삼국지를 예로 들면 유비는 덕장에, 관우는 지장에, 장비는 맹장에 비유된다. 병법은 이들 장수의 특성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장은 속일 수가 없다(不可欺). 덕장은 차마 속이지 못한다(不忍欺). 맹장은 두려워서 감히 속일 수 없다(不敢欺)." 쉽게 말하면 너무 똑똑하거나, 너무 마음이 좋거나, 너무 무서워서다.

오홍배 청주상의 회장에게 바란다. 불같은 카리스마를 접고 위엄과 덕으로 인화하는 지도자로 거듭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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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