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8.23 16:41: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적십자사가 시끄럽다.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발생한 충북도와의 불협화음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벌써 보름째다.

전임 회장은 임기만료로 물러난 상황에서 투표로 뽑힌 신임 회장이 취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충북적십자사 사태가 지역 여론의 최대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충북적십자사는 지난 20일 오후 2006년부터 적십자사를 이끌어온 김영회 회장의 이임식을 가졌다. 하지만 당초 21일로 예정돼있던 신임 회장의 취임식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일 충북적십자 상임위원회가 투표를 통해 회장으로 선출한 성영용(65·전 충북도교육위 의장)씨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추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순수 봉사단체인 충북적십자사가 회장을 공백으로 둔 채 부회장 대행 체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충북적십자사가 차기 회장 선출과 취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의 관행과 달리 충북도지사가 추천한 인사가 회장으로 선출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충북적십자사 상임위원회는 당초 충북지사가 추천한 남기창(71·전 청주대 교수)씨를 차기 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성씨가 강력한 출마의사를 피력하면서 투표가 진행됐다. 결국 15명의 상임위원 표 가운데 10표를 얻은 성씨가 5표에 그친 남씨를 누르고 당선됐다.

도지사가 추천한 인사가 탈락하고 다른 인사가 회장으로 선출되자, 충북도는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적십자측이 지난 5월경 차기회장 적임자를 추천해달라고 도에 요청해 왔다. 이시종 지사는 충북적십자사의 당연직 명예회장 자격으로 남 전 교수를 추천했다.

이후 적십자사는 본사 총재의 사전인준까지 해줬다. 상임위원회의 추대란 형식만 남아 있었다.

도의 의지가 빚나갔다. 상임위는 그동안 진행됐던 추천(5월)과 사전인준(6월) 절차를 무시하고 돌연 경선을 실시했다. 도는 관례대로 적십자가 추진하는 대로 회장선출이 이뤄질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사전정지작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정황으로 미뤄볼 때 도는 특정 상임위원들의 셈법에 따라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일부 상임위원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장을 선출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시종 지사 또는 남기창 전 교수의 안티(anti) 특정 세력의 반란에 따른 이변이란 분석을 부인할 수 없다.

잡음이 일 것이 불 보듯 한데 경선 카드를 꺼내들어 회장 선출을 강행한 것은 봉사단체로서의 충북적십자사 이미지 훼손을 자처한 셈이 된다.

만약 관행을 탈피한 충북적십자사의 건전한 변화를 지향했다면 조직 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쌍방향 소통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당연직 명예회장인 이시종 지사는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이 지사는 "상임위는 추천인사의 가부만 결정하면 그만이었는데, 절차를 무시하고 표결을 함으로써 본연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스스로 흐트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적십자가 비정치 집단이고 봉사단체이어서 신뢰해 왔다. 이렇게 장난칠 줄 몰랐다"고 격분했다.

이 지사의 주장대로 이번 파문이 건전한 조직변화의 몸부림이 아닌 일부 특정세력들의 색깔론에 따른 결과물이라면 적십자사 회원들을 우롱한 행위다.

잡음을 일게 한 허술한 적십자사 정관도 문제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지자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성금 모금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개선책이 요구된다.

적십자사가 지자체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회장은 상임위원회에서 선출한 후 총재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적십자사 정관을 보다 구체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복수의 후보에 따른 경선 방식이나 정견 발표 의무화, 명예회장(광역단체장)의 추천 권한 여부, 후보자 투표권 행사 제한 여부 등을 명문화해 회장 선출과 관련된 시비를 차단하자는 논리다.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

지금의 적십자사를 있게 한 고종황제 칙령 제47호다.

지난 1905년 10월 설립된 순수 봉사단체인 적십자사의 다양한 사업들은 인도주의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진행돼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특정 세력 정치적 논리에 따라 '순수한 봉사단체'의 이미지가 훼손되면 적십자사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동반자 관계 속에서 도민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도와 충북적십자사는 지루한 신경전을 빠른 시일 내 매듭지어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