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8.01 15:34: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 교수

충북일보의 최대만 기자는 얼마 전 아래와 같은 기사를 송고했다. '충주시립우륵국악단 비상임 단원이던 A씨 등은 지난 2010년 6월 우륵국악단 공개전형에 합격해 상임단원으로 위촉됐으나 악장이던 K씨에게 "상임단원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이 확정된 뒤 해촉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예술계의 부정부패를 정론으로 분석하고 직필로 적시한 기사였다.

예술계의 비리는 이뿐이 아니다. 각종 공공예산을 유용하거나 착복하기도 한다. 물론 지원금보다 더 많은 재정을 쏟아 부으면서 예술활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적지 않은 수의 예술인들이 국민의 세금을 남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자신의 행위가 부정과 부패라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가령, 어떤 연주자는 삼천만 원의 정부지원금 중에서 오백만 원은 자신이 임의로 쓴 다음 자신의 연주비를 과도하게 책정할 뿐 아니라 음향 의상 무대장치 등에서도 적당하게 사용한 일도 있다고 한다. 아울러 각종 조형물 설치와 1%법을 둘러싸고 추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전시회에서 수상을 하려면 심사위원에게 개인 과외를 받거나 대통령상은 삼천만 원, 장관상은 천만 원의 공식 뇌물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떠돈다.

앞의 기사에서 보듯이 충주시립예술단 악장(樂長)에게 돈을 건넨 것은 악장이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악장이나 지휘자만이 아니라 예술단체의 회장단을 포함하여 여러 층위에 산재해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예술단체장 선거가 과열하고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추잡한 일이 벌어진다. 만약 예술가가 미적 가치만 추구한다면 문화권력(文化權力)과 같은 용어는 필요가 없고 예술정의(藝術正義)와 같은 개념이 나올 수 없다. 특히 최근 정국을 강타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과 같은 문서가 작성될 수도 없다. 진보 문화예술계가 현대판 분서갱유이자 범죄라고 규정한 이 문서에서는 예술을 숫자로 재단하는 오류를 범했다.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에 의하면 한국에는 현재 120만 명의 예술가가 있다. 그 외에 예술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예술가가 대략 40% 전후이므로 이 문서를 근거로 하면 한국의 예술가는 200만 명이 된다. 이 비율을 충북에 적용하면 충북에는 대략 6만 명의 예술가가 있는 셈이다. 통계가 아닌 추정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엉터리 추정을 정부에서 작성했다는 점에 이르러 아연실색한 뿐이다. 이런 숫자는 시창작교실이나 노래교실의 등록인원을 모두 합해야만 가능하고, 죽은 사람도 회원으로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상식적으로 볼 때 예술가나 예술인이라면 예술을 전문으로 하거나 전업으로 하는 일정한 수준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간혹, 아마추어 예술애호가들이 자신을 전문예술가로 행세하거나 예술을 기망(欺罔)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아마추어 예술애호가가 예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관점과 분류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예술가는 정부 추정 십분의 일인 10만 명 이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나머지는 예술애호가나 취미로 활동하는 사람 그리고 예술 보조인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 권력으로 인하여 문화는 썩고 예술은 퇴보한다. 이런 부정과 부패는 예술계를 황량하게 만드는 요인이고 예술가를 능멸하는 병폐다. 특히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에서 적시한 것처럼 정부가 예술가와 전쟁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부패한 예술권력을 척결하기 위해서 전쟁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예술이 발전할 것이고 충북예술이 깨끗해 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은 예술적 인생을 살아야 하고 가난한 집 자녀들도 전문예술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예술생태계에 만연한 천민자본주의의 관점을 교정하는 한편 각종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예술가들을 추방해야 한다. 부디 예술계의 부정, 부패, 비리, 장난이 없어지기를 기대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