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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17 17:11: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TV에서만 판치던 막장드라마가 마침내 현실로 나왔다. 정치,경제,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평범한 사람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쇼킹한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온다.

위험수위는 갈수록 높아진다. 그러나 보니 대다수 국민이 이제 웬만한 사건에는 그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다.

부처님 오신 날이 열흘밖에 안 남았으니,먼저 종교 얘기부터 해 보자.

국내에서 가장 큰 불교종단인 조계종이 스님들의 '도박 몰카' 사건으로 발칵 뒤집히더니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이번에는 유명 승려들의 성매매 폭로 사태가 고소전으로 치닫고 있다. 누구 주장이 맞는지는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생활고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는 이 땅의 중생들을 정신적으로 위로해 줘야 할 종교 지도자들이 서로 헐뜯는 모습은 정말 볼썽사납다.

4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드라마'도 조계종 이야기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 마치 잘 자란 고구마를 캐는 것처럼, 검찰 수사가 진전되면 될수록 새로운 비리가 잇달아 밝혀진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우리 고장 충청도의 한 도시도 주무대다. 수사 결과 속속 드러나는 일부 경영진과 대주주들의 모럴 해저드는 시청률이 수십%에 달하는 인기 막장 드라마와 다름없다.

특히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붙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비리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는 수백억원대의 회사 보유 주식을 몰래 사채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화했다. 필리핀 카지노에 투자한다며 회삿돈 200억원을 더 빼돌렸다가 들통이 났다. 별장지기에게 맡겨놓았다가 도둑맞았다는 56억원은 무슨 돈인지도 불분명하다. 그런가 하면 검찰은 임석 솔로몬 회장이 외국 선적 선박을 실제보다 비싼 값으로 매입하는 것처럼 꾸며 100억원 가량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단서를 잡았다. 해외로 돈 빼돌리기, 고객 예금으로 임직원 돈 잔치 벌이기,담보가치 부풀려 불법 대출해 주기 등 그야말로 '금융비리 백화점'에 온 듯하다.

조치원 한주저축은행의 모 임원은 고객 350여명에게 가짜 통장을 발급해주고 받은 예금 166억원을 빼돌려 달아났다. 그는 고객 예금을 회사 전산망 원장에 입력하지 않고 별도 관리하면서 고객들에겐 내부 테스트용 단말기로 입금 사실을 찍은 통장을 넘겨주는 수법을 썼다.가짜 통장을 받은 고객들은 가지급금을 찾으려고 한주저축은행에 갔다가 "전산망에서 예금 기록을 찾을 수 없다"는 황당한 말을 듣고 돈도 찾지 못했다. 돈을 맡기고 받은 통장이 가짜였고,예금 사실도 확인할 수 없다니 고객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꼴'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범죄를 혼자 힘으로는 저지를 수 없다. 대표이사나 직원들이 연루됐을 개연성이 높다.

이번엔 '정치 막장' 한 편 감상해 보자.

바로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벌어진 난장판 말이다. 이 사건에서는 9시간의 조직적 의사진행 방해도 모자라 일부 당원이 단상을 점거,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폭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한 정당의 중앙위원회 회의장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 전 국민 앞에 노출됐다. 과거 '용팔이식' 정치의 재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한국의 정치판을 몇 십 년 전으로 퇴보시켰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작태였다. 그들에게 국민은 전혀 안중에 없었다.

터진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지만 '의사 막장'도 다시보기하자.

국세청은 서울 강남의 유명 여성전문병원을 세무조사하던 중 병원장이 자기 집 장롱,베란다,책상 등에 숨겨놓은 5만원권과 1만원권 현금 다발을 무려 24억원이나 찾아냈다. 국세청은 현금으로 받은 진료비는 대부분 빼돌리는 수법으로 병원장이 자신의 소득 45억원을 숨겼다고 보고 19억원을 추징했다. 외국인 손님이 많은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 원장도 병원 건물을 불법 개조해 만든 비밀 창고에 현금으로 받은 수술비 3억원과 진료 기록을 보관했다가 발각됐다. 그는 지난 3년간 소득 114억원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세금 69억원을 물었다고 한다.

막장드라마는 200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 물밀듯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선 보통 사람 삶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자극적 상황이나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이 높다. 하지만 '꽃보다 남자'처럼 시청자들을 비현실적 허영심에 사로잡히도록 부추기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장보다는 '명품 드라마'가 많이 나와야 한다. 조만간 모 방송국 드라마 국장인 친구에게 전화해야겠다. 난 '막장 드라마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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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