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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4.11 18:09: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 교수

참석자들은 이런 노래를 불렀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지난 4월 3일 한국예총 회장까지 참석한 시위에서 예총이 민주화 운동권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문제의 발단은 문화부 시행의 지역협력형 사업 결과발표였다. 충북예총은 심사결과가 편파적이고 부당하다는 것을 주장하면서 <아침이슬>을 부른 것이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충북도청에서는 충북민예총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지역협력형 사업 심사결과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므로 예총의 항의는 억지라는 것이다. 특히 충북문화재단 강형기 대표를 충북예총, 충북민예총, 충북문화원연합회가 합의하여 추대했다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양 단체가 모두 기득권을 버리자고 선언했다. 나아가 '충북예총은 충북민예총이 제안하는 공론의 장에 당당히 나와 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예총과 민예총은 예술을 보는 시각, 즉 예술관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할 수밖에 없다. 예총은 순수예술을, 민예총은 기초예술을, 각각 지향하며 예총은 탈정치를 표방하고 민예총은 역사의식을 강조한다. 이로 인하여 벌어진 갈등에 대해서 도민들은 기득권 싸움, 이전투구, 문화권력 투쟁 등의 신랄한 비난과 냉소적 비판을 보냈다. 그러니까 명분과 논리에 가려진 본질은 밥그릇싸움이라는 것이다. 뒤이어 언론에서 충북문화재단의 현상황, 인력 한계와 업무의 한계, 심사제도의 문제점, 이시종 지사의 문화예술 인식결여 등 여러 분석을 내놓았다. 물론 이 사업의 심사에 문제가 있다면 모든 것을 공개하여 명백하게 밝힌 다음 사실대로 처리해야 하고 사실이 아닌 언행은 책임을 지워야 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예술가들의 정신자세가 희미하고 현실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에서는 전문예술가와 취미예술가를 구분하지 않고 자신이 예술가라고 주장하면 예술가가 되는 기이한 신분구조가 존재한다. 그래서 작문의 기초를 배워야 할 사람이 문인(文人)이라고 행세하는 일이 발생하고, 엉터리 상을 주고받으면서 근친상간(近親相姦)을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또한 공모전을 빙자하여 직간접으로 금전이 오고가는 경우도 적지 않고 사업비 중 상당 금액을 착복하고 대강 공연하는가 하면 등단(登壇)이나 예술단 채용에 브로커 노릇을 하면서 비리를 일삼는 사람도 없지 않다. 따라서 충북문화재단과 충청북도 등 공공기관은 예술단체가 보고하는 결산서가 아닌, 실제 사용내역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비리가 있을 경우에 국민의 세금을 유용한 대가를 받게 해야 한다.

이것은 아마추어예술가들까지 '예술가를 위한 예술'을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원래 시장예술이 아닌 공공예술을 할 때 예술가들은 '나의 훌륭한 예술을 와서 보아라.'는 예술가중심주의 예술관이 아니고 '내가 대중이 있는 곳으로 가서 예술로 행복하게 하겠습니다.'라는 겸손한 예술관을 가져야 한다. 한데 일부 충북의 예술단체는 예술가중심 예술관을 가지고 안이한 예술활동을 했기 때문에 최근 발표된 2010년 지역협력형사업에서 전국 최하위 등급을 받았던 것이다. 이 사업은 충북예총과 충북민예총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므로 두 단체의 예술가들은 깊이 반성해야 하며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혁신과 개혁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는 한마디로 국민의 세금이 쓰이는 공공기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생기는 단기사건이다. 즉, 예술단체가 공공기금을 지원 받는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며, 못 받는다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다. 이런 공공예술에서 예총 민예총은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충북도민들의 문화예술향수권 신장이 중요하고 또 예술공공성이 잘 실현되는가가 중요하다. 안이한 자세로 학예회(學藝會) 수준의 예술활동을 하고 그조차 가관을 연출하면서 자기 권리만을 주장하는 일부 충북예총 충북민예총의 예술가들은 자숙하고 반성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어렵게 만든 충북문화재단을 깨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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