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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15 18:53: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국기자협회는 지난 2004년 자살예방협회와 함께 자살보도 권고기준(안)을 마련, 회원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기존 언론의 자살 보도 방식이 자살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자살을 실행에 옮기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자살을 고려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한국기자협회는 자살은 언론의 정당한 보도 대상이긴 하지만, 언론은 자살 보도가 청소년을 비롯한 공중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한 예민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살 보도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10년 전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의 투신자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54세의 나이에 누구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정 회장의 자살 소식은 수많은 사람들을 모방자살로 이끌었다. 당시 정 회장은 5억달러 대북 불법송금 사건이 터지면서 2003년에 검찰 조사를 받았고, 추진하던 대북사업의 차질과 현대그룹의 경영 악재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03년 8월4일 밤샘 검찰조사를 받은 정 회장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시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 12층 회장실에서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 당시 재계 인사들은 '부친의 숙원 사업이었던 대북 사업 등 가업을 제대로 잇지 못한 것이 자살을 선택하게 된 동기'로 추측했다. 정 회장의 사망 후 아내인 현정은씨가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 대북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듬해인 2004년 3월11일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의 대낮 한강 투신 자살사건도 정 회장 사건 못지않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남 사장의 한강 투신자살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사장에 연임하기 위해 배웠다는 사람이 자신의 친형에게 조아리며 금품을 건넸다"라는 발언이 있은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이후 노 대통령은 국민적 저항을 받으며 큰 곤혹을 치르게 됐다. 이 사건 역시 당시 국내 자살률을 높이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전적 의미의 모방은 사회 집단의 구성원들 사이에 나타나는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반복 행위를 뜻한다. 좋지 않은 일이나 사건일수록 모방의 수위는 높아진다. 모방의 모델이 되는 사람의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자살뿐만이 아니다. 선행이나 각종 범죄의 수법도 모방되기 일쑤다. 정보통신이 발달된 국가일수록 모방현상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얼마 전 청주에서 발생한 편의점 강도사건의 피의자도 TV에서 10대들의 편의점 강도사건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실업상태였던 그는 원룸 월세도 못 내는 상황에서 라면으로 근근이 삶을 이어가는 딱한 상황이었다. 단순 폭력전과도 없었던 그였지만 모방되고 있는 편의점 강도사건의 사회적 심각성에 비춰 시범케이스로 구속 수감되고 말았다.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학교폭력도 갈수록 잔인해지고 치밀해지는 성인범죄를 모방했다는 경찰분석 자료가 나올 정도다.

여기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모방의 모델이 누구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성세대라는 점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불법적인 행동일수록 서민이나 어린 청소년들의 상대적 허탈감은 더욱 높아진다. 이러한 허탈감은 도덕적 해이를 가져오고 더 나아가 법치주의의 근간마저 흔들어 놓는다. 다시말해 가진자들이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 각종 범죄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에겐 '독'이 되고 '악'이 되는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가깝게는 4월11일 총선이 있다. 연말에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후보자간 비방과 음해,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정당간 기싸움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적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정치인들의 나쁜 습성을, 기성세대들의 탈·불법적 행동을 모방하려는 국민적 심리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당사자들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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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