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1.12.29 16:08:2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분주했던 2011년 신묘(辛卯)년 한 해가 가고 있다. 시간의 섭리 가운데 새해가 문턱에 와 서 있다. 신묘년 한 해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지금 이 순간도 그리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전 세계는 눈코 뜰새 없이 돌아갔다. 초대형 국제 뉴스들이 잇따랐다.

3월에는 동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방사능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튀니지 노점상의 분신에서 비롯돼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휘몰아친 민주화 물결은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리비아의 42년 철권통치를 무너뜨렸다.

9.11 테러의 배후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도 미국에 의해 제거됐다.

12월에는 37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 김정일 시대의 막을 내린 북한은 혼돈 속에 김정은 체제의 막이 올랐다.

세계 경제도 덜컹덜컹했다.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전 세계를 불안케 하고 있다. 1%에 몰린 경제적 불평등의 배경을 탐욕으로 규정하고 이 같은 구조를 타개하자는 '점령(occupy)' 시위가 월가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졌다.

빚더미에 허덕이면서도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능력으로 버텨왔던 미국이 한 때 국가부도 직전까지 몰렸다. 세계 최고의 국가신용등급을 박탈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국내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주식과 펀드 가치는 떨어지고 전세 값이랑 대출이자, 물가는 계속 올라 서민들의 고통지수는 배가됐다. 베이비 붐 세대와 청년층은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해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야만 했다.

구제역 광풍으로 시작된 올해 충북도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구제역으로 낙심한 농민이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청주의 유명 해장국집이 병든 소를 밀도살한 고기로 해장국을 만들어 팔다 적발돼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충주대와 철도대 통합을 놓고 이해 당사자 간의 다툼이 치열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정계개편 가속화와 우건도 전 충주시장의 낙마로 한바탕 회오리를 겪었다.

도내 각 대학들은 정부의 구조개혁과 학내 문제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충청대는 전임 이사장이 교비 횡령으로 구속되면서 총장과 이사장이 동반 퇴장했다.

반값 등록금 논쟁이 불거지며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잇단 교과부와 감사원 감사 등이 이어지면서 도내 대학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편에선 값진 한해이기도 했다. 세종시, 과학벨트, 첨복단지, KTX오송역, 바이오밸리와 솔라밸리,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신발전지역 등 충북의 미래를 밝게 할 대단위 프로젝트들을 도민의 힘으로 만들어 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탄허스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우주만물이 비뚤어져 있고 잘못되어져 있기에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하고, 지각변동과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우주의 질서가 반드시 필요하고 또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고다.

그 말이 참이라면 그 때까지 불가불 많은 혼란과 혼돈의 역사는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지난 선인들이 미리 남긴 구전(口傳)들의 결론은 이 지구의 종말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새 세계가 우리 앞에 전개될 것이란 강한 희망의 메시지가 숨어있음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의미다.

몇 년 전 평생 농사짓던 시골 할머니가 나이 일흔이 다 돼 운전면허증을 따내 화제가 됐다. 차사순 할머니다. 필기시험 950번을 치룬 뒤에야 간절히 원하던 운전면허를 따낸 그다. 주변에선 들어간 인지 값을 들먹이며 "돈이 아깝지도 않나" 수군거렸을 테고, "아이구, 이제 그걸 따서 어디다 쓰려고…" 식의 비아냥과 뒷담화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그는 "중간에 그만두면 아무 것도 안한 게 되니 그냥 끝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차 할머니는 간절히 원하던 운전면허를 땄다. 그는 이후 새 자동차도 생겼는가 하면 당시 '하면 된다'는 최고의 모델이 됐다.

새해를 앞둔 차 할머니의 근황은 어떨 진 알 수 없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려면 세금과 보험료를 내고 기름 값도 들 테니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이에 상관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해서 이뤄낸 그의 성공이 수많은 사람에게 심어준 꿈과 희망, 이 세상 모든 성취는 "너는 안된다"는 말에 비틀거리지 않아야 가능하다는 사실은 영원히 기억될 게 틀림없다. 누구나 쓰러지는 일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이다.

다시 도전하는 임진년 새해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지금'을 호흡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또 하나 행운의 선물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