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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2.15 18:22: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총각 땐 출장 등 특별한 공무가 아니면 서울 가는 일이 많지 않았다. 어쩌다 서울을 갈 때면 엄청난 인파와 극심한 교통정체, 비싼 물가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모든 것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처가가 서울인 아내를 만나고부터 서울 가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오송역에서 KTX(고속전철)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처가까지 가려면 702번 시내버스를 타야 한다. 목적지까지 약 50분 정도 걸리는데, 버스 안은 늘 만원이다. 서울시내버스 안 풍경은 청주와 사뭇 다르다. 엄청난 이용자 수부터 차이가 난다. 여기에 극심한 교통체증과 거리상 장시간 버스를 타야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에 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노약자 배려 않는 사회

결혼 후 서울을 오가기 시작한 초기에는 아주 놀라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진 서울시내버스 안 풍경이 있다. 서울시내버스 역시 청주와 마찬가지로 노약자석과 임산부석이 따로 마련돼 있다. 그런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 만원버스일수록 더 그렇다. 노약자석이나 임산부석에 앉아 있는 10~30대들은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며 주위를 애써 외면한다. 잠을 자는 건지, 자는 척 하는지는 몰라도 눈을 감고 주위의 노약자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 그들이 처음엔 버릇없고 못돼 보였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으면 저럴까. 입시위주의 교육현실, 성공지상주의 등이 낳은 한국사회의 병폐' 등 나름대로 이유를 들어 그들의 행동을 비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생각이 바뀌었다. 더 정확히 말해 늦둥이를 본 뒤부터 젊은이들의 버릇없는 행동이 이유있는 행동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기성세대 더 이상 존경의 대상 아니다

요즘 성장기 아동을 둔 부모들을 위한 지침서에는 '부모가 변해야 자식의 미래가 바뀐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지금의 40~50대들은 해방과 6·25, 산업혁명 등 피 눈물 나는 격변기를 살아온 60~80대 부모들의 가르침과 모습을 보면서 자라왔다. 이들의 고충을 알기에 열심히 공부했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치열한 경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반면 핵가족화 된 가정에서 자란 10~30대들의 삶은 어떠한가. 치열한 삶속에서 지칠 대로 지친 40~50대 부모들의 빗나간 교육열과 사랑표현 방식으로 개인주의, 더 나아가 이기주의 성향으로 변해갔다. 개인주의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 남에게 피해를 줘도 매사 나만 잘되면 된다는 식이다. 존경할 만한 대상도 찾기 힘들다. 정치는 분열과 정당간 반대를 위한 반대로 매일 싸움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는 외국자본에 휘둘려 경쟁력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고, 경기불황은 장기화되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기이익만을 추구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어떻게 되든 남에 일처럼 여기고 청년실업자를 양상하고 있다. 교육은 여전히 1등만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전락하며 어린 학생들의 자살을 방관하고 있다. 이런 불신의 사회 속에서 젊은이들에게 인정과 배려, 화합을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정치부터 변해야

기성세대가 성찰하지 않고서는 사회전반에 켜켜이 싸여 있는 불신의 벽을 허물기란 사실상 어렵다. 뼈를 깎는 성찰과 변화의 모습은 정치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얼마 전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의 결과에 깜짝 놀라고 반성하는 듯 했다. 정당정치와 무관한 시민사회단체의 대표인 박원순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후 각 정당들은 2030세대를 겨냥한 총선정책들을 마구 쏟아냈다. 반값등록금과 무상복지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몇 석을 20대에게 주자는 논의가 각 정당마다 주요정책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순간의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한 인기영합적인 발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지적돼 오고 심판받아 온 진정성 없는 정당정치의 잘못된 점을 우선 뜯어 고치지 않고 반짝 이벤트적인 정책으로 모면하려는 꼼수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바꿔야 할 점이 무엇인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다음이 정책마련과 실천이다. 미래의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갈 젊은이들은 불의에 당당히 맞서고 정의를 실천하는 용기있는 어른의 모습을 갈망하고 있음을 기성세대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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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