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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2.08 18:38:1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필자와 같은 이땅의 수많은 봉급쟁이들은 '세금'이란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연말정산 계절이 다가오는 것이다. 세무서에 숨길 게 없는 '유리지갑'이지만 한푼이라도 절세하기 위해 잘 알지도 못하는 정치인에게 느닷없이 기부금을 내는가 하면,연금저축에 가입하는 등 법석을 떤다. 하지만 '뛰어야 벼룩'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국가답게 당국의 세금 잡는 그물은 갈수록 정교해진다. 굳이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전산자료를 통해 면도날처럼 추징되는 세금이 얼마나 많은가.

100달러짜리 미국 지폐의 모델일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추앙받는 사상가이며 정치가인 벤자민 프랭클린(1706~ 1790)은 이런 말을 남겼다.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은 인간 생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복지국가를 표방하는 상당수 국가에서는 세금 납부를 둘러싸고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끊임없는 숨바꼭질이 벌어진다. 한 푼이라도 덜 내려는 국민,조금이라도 더 뜯어가려는 정부다.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면 이땅의 착한 봉급쟁이들을 열받게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8년동안 한국에 투자,무려 4조 6천억원을 챙겨 떠나는 론스타는 '먹튀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과연 제대로 납부할지 의문이지만,론스타가 우리나라 국세청에 내야 할 세금만도 4천억원이나 된다. 웬만한 시·군 1년 예산과 맞먹는 큰 돈이다. 수 만명이 세금 한푼 내지 않아도 지자체 살림살이를 굴릴 수 있는 금액이다.

소득이 있으면서도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 근로자와 자영업자는 10명 중 4명 이상 꼴로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근로소득자 1천516만명 중 세금을 낸 사람은 924만명(61%)이었다. 나머지 592만명(39%)은 과세 기준에 미달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 여기에다 사업소득자(523만명) 중 과세 미달자 247만명을 더하면 지난해 근로자 및 자영업자 전체(2천39만명)의 41.1%인 839만명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미과세자 숫자는 전년보다 27만명 늘었다. 비과세ㆍ감면 등을 통해 과표액을 제로(0)로 만든 소득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물론 경제가 안 좋아 소득이 줄어들어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돈을 벌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사실은 형평성의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자 않다. 사회정의에 어긋난다. 따라서 당국은 비과세ㆍ감면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탈세의 근원인 지하경제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지만 오히려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경제정의'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이다. 조세연구원 발표 자료를 근거로 모언론사가 최근 산출한 결과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는 GDP(국내총생산)의 22.6%에 달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21.7%)보다도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전체 금액은 255조원으로 98년(108조원)의 2.4배로 늘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소득이 2천400만원이하라고 신고한 전문직 종사자는 15.5%나 됐다. 건축사 27%, 변호사 15.5%, 평가사 20.8%, 공인회계사 9.1%, 세무사 8.1% 등이었다. 그런데 같은해 전체 전문직 종사자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2억8천만원이었다. 결국 전문직 중 상당수가 소득 신고 때 비용을 과잉 정산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줄였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국민들의 경제활동 의욕을 높이고,조세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탈세를 막는 '분노 솔루션'이 필요하다.

특히 세원은 넓히고 세율은 낮추되,적발 시 벌과금을 대폭 인상해 조세회피를 막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 필요하다. '체납 징수 민간위탁제'를 도입,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세금을 모조리 거둬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격이긴 하지만,종교계 세금 부과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오늘날 서울에는 전통적인 무속신앙,불교,기독교는 물론 통일교조차도 많은 추종자를 두고 있다.이들은 대부분 많은 현금을 갖고 있으며 특히 개신교는 호화스럽고 대저택에 사는 목사들을 양산해 냈다"라고 비판했다. 금싸라기 땅에 지은 교회,금수강산 명당터를 차지한 사찰들이 재산세를 냈다는 소리를 필자는 들어본 적이 없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새해엔 '조세정의'가 나라의 화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세금 좀 적게 내며 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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