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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행복 - 진천 흥부네 가족 이야기

형과 공동명의로 된 땅 때문에 기초수급 혜택도 못받아
아내·딸 지적장애 2급…'겨울나기' 걱정

  • 웹출고시간2011.12.04 19:08: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상대(47)씨, 아내 정옥주(34)씨, 아들 은섭(4), 딸 예실(7)이(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의 단란한 모습. 한 씨는 간질을 앓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아내와 딸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 김경아 기자
깊은 산 속 낡고 허름한 한상대(47·진천군 백곡면)씨 집은 폭설이 내리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한 모습이었다.

위태로운 집 안에서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부인 정옥주(34)씨와 예실(7·여)·은섭(4)이가 깔깔대며 놀고 있었다. 지적장애 2급인 아내와 딸을 바라보던 한 씨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장애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또래아이들에 비해 말하고 걷는 속도가 느린 아들을 생각하면 속이 탄다.

한 씨는 하루 종일 일자리를 구하러 돌아다닌다. 하지만 마땅치 않다. 지난해 12월까지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해 일을 했지만 일을 하는 중간에도 마음 한 번 편하게 먹은 적이 없었다. 간질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 발작할지 모르는 병 때문에 일자리도 마음 놓고 알아 볼 수 없었다. 고된 일로 시커멓게 착색돼버린 애꿎은 손만 만지작거렸다.

꾸준한 소득이 없는 한 씨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초수급대상자에도 속하지 않는다. 형과 공동명의로 돼있는 땅이 있기 때문이다.

"땅이 있어서 재산세 계속 나가. 형한테 사정이 어렵다고 예기했는데 잘 들어주지 않아."

간단한 의사소통만 되는 한 씨에게 형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있었다. 형의 도움이 절실해보였지만 무심한 형은 동생의 연락 한 번 제대로 받지 않았다.

아내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어린 아이들은 놀란 기색이 전혀 없었다. 일상인 듯 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아내는 양육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까지 앓고 있었다. 아이들을 씻기거나 돌볼 때도 갑자기 소리를 지를 때가 많다. 어린 예실이가 엄마를 그대로 닮아 가고 있었다.

우울증약을 복용하지도 않는다. '자기는 아무 문제없다고, 정상이다'고 고집을 피운다. 병세는 더 악화돼가고 있었다.

그나마 공동명의로 돼 있는 땅으로 얻는 48만원의 임대료와 쌀 2가마니가 연 소득의 전부. 밑반찬과 김치 등은 진천 장애인복지관에서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런 수입이 없는 한 씨는 다가올 겨울이 무섭기만 하다. 추운 날씨에 발갛게 얼어버린 아이들의 튼 볼과 콜록대는 기침소리가 한 씨의 얼굴을 더욱 어둡게 만들어버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는 연일 웃고만 있었다.

가족은 이렇게 아무런 대책 없이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 씨는 오늘도 멍하니 하늘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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