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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03 17:41: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름은 수치심을 지녔다는 점이다.

그 수치심은 곧 부끄러움이며, 부끄러움은 또 남 앞에서 떳떳하지 못해 내세워 보이거나 자랑할 수 없음을 지각(知覺)하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지각 정도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 씀씀이나 언행이 천차만별이게 마련이다.

부끄러움이 지나치면 마음이 위축돼 말과 행동에 스스로 자물쇠를 채워 집단구성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

반대로 부끄러움을 전혀 모르게 되면 기고만장에 오만방자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잔인무도한 언행으로 집단을 와해시키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게 마련이다.

사람이 사람다워지고 사회가 살만해지려면 모름지기 사람들 저마다가 알맞게 부끄러움을 알고 그에 따라 언행을 스스로 통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곧 염치(廉恥)를 알고 분수를 알며 체면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도 20년이 지났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의 나이가 됐지만 그 행태는 아직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없는 미숙아처럼 보인다.

출범 당시만 해도 온 국민은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기뻐했고 지방 발전에 대해 큰 기대를 걸었다.

지역주민의 뜻을 대변하고 지자체의 부적절한 행태를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지방의회도 무보수 봉사의 정신으로 임하겠다던 초기의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의정활동비 인상과 이권 결탁에만 눈이 어두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역사가 짧아서 그럴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대로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충북도내 지방의회는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뇌물수수·횡령 등 각종 비리로 얼룩이 졌다. 이 기간 중에 도내 지방의원 11명이 사법 처리됐다.

충주시의원 2명은 공직선거법위반으로, 1명은 영유아보육법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됐다. 제천시의회 4명의 시의원들은 뇌물수수혐의로, 청원군의회 2명의 군의원은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징역 또는 벌금형 받았다.

보은군의원 1명은 선거법위반, 옥천군의원 1명은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사법 처리됐다.

뿐만 아니다. 일부 지방의원들의 구태의연한 자세와 부적절한 행위도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지난달에 지역구 주민 한마음축제 행사장에서 술에 취해 주민들에게 시비를 걸고, 욕설을 퍼붓는 등 추태를 부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지난달 28일 열린 충주시장 취임식에 충주시의회 민주당 시의원(19명 중 10명) 전원이 불참해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이 시장이 당선된 후 시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전화 한 통화 없었다는 것이 불참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의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내년도 의정비를 동결키로 결정했지만 그동안 인상추진과정에서 불거진 의원 간 막말이 자칫 법적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상여부 결정에 앞서 열린 의원간담회에서 한 도의원이 인상반대를 주장하며 도의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한 도의원에게 쌍소리를 퍼부으면서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방의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우리 지방자치는 그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정치인들의 정치수단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건전한 논쟁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동안 많은 도민들이 걱정해오던 것들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생각이 든다.

지방의회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지역발전을 우선할 수는 없다. 지역발전보다 당리당략이 앞선다면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된 생각이다.

지역의 발전에 함께 기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지방의회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지방의회 무용론이 왜 나오는지 생각해 봐야 현명하다. 지역 민심을 제대로 파악한 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지역 속에, 주민 속에 있을 때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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