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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9.22 18:52: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시종 충북지사가 멋있어 보인 적이 있다. 민선5기 출범과 함께 이 지사는 공약으로 내걸었던 남자 프로축구팀 창단을 본격 추진했었다. 이 지사는 지역체육계를 중심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 찬반이 엇갈렸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다소 높았다. 재원마련이 용의치 않고 엘리트체육 육성과 실업팀 창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시기상조의 이유였다. 이 지사는 고민했다.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공약은 자신을 뽑아준 도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었다. 민선 5기 시작부터 자칫 거짓말 지사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다. 상대당인 한나라당의 공격도 무시할 수 없었다. 자존심 강한 이 지사에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었을 게 분명하다. 충분한 여론수렴이라는 미명아래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프로축구팀 창단 공약이 잊혀질 수 있도록 시간을 끌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잔꾀를 부리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자청해 프로구단 창단의 어려움을 솔직히 밝혔다. 그의 솔직하고 용기있는 모습에 우려했던 비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판단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단언하건대 '소통'(疏通)의 모범사례였다고 본다.

언제부터인가 소통이란 말이 우리생활에서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모든 관계에 소통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소통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소통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소통은 정직하고 용기있는 사람만이 진정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남의 말과 주장을 잘 들어주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사전적 의미의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상호간 오해없이 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높이면 절대 안 된다. '온유'(溫柔)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소통을 아주 쉽게 이야기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정치권은 여, 야 할 것 없이 여전히 국민과 통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을 불신하는 국민들의 정서표출이 최근 '안철수 신드롬'으로 나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 야는 자기 편한대로 안 신드롬을 해석하고 있다.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뭐라 할 말이 없다.

우리지역은 어떠한가. 주요지역의 자치단체장과 의회를 민주당 등 야권이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소통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청주시의회의 예를 들어보자. 26명의 의원 중 9명(한나라당 8명, 무소속 1명)을 제외한 17명이 민주당인 청주시의회의 경우 몇몇 중요의사결정마다 표결로 처리됐다. 표결은 대표적인 민주주의 의사결정방식이지만 한나라당 일색이었던 8대 때 단 한건도 없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지역의 일꾼이어야 할 시의회가 당 대 당 대결구도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론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움직임은 요원하기만 하다.

정부정책을 감시하고 정보제공을 통해 시민의 정치 참여를 장려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여전히 현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은 가혹할 만큼 매섭다. 지역의 분위기도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자신들과 뜻이 같거나 같이했던 사람 또는 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나. 잘못된 점이 드러났어도 인간이기에 그럴 수 있다는 식이다. 그렇게 관대할 수가 없다.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의 야구장 음주파문, 시민단체 대표를 지낸 인사의 허위학력 파문, 민주당 시의원의 불교폄하발언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촉발시킨 사건에 대해 그들은 눈과 귀를 막아버렸다. 그 흔한 성명서 한 장 발표하지 않았다. 그때그때 너무나 다른 그들의 모습에 놀랍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들어 그들 내부에서조차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이제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영혼마저 병들게 하는 권력의 달콤함에 빠져 후회하는 삶을 살아선 절대 안 된다. 건강한 충북,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직하고 용기있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데 너나가 없어야 한다. 막대한 교육비를 써가며 배우고 익히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그런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가 아닌가. 이제 '가식'(假飾)이라는 옷을 벗어던지고 내가 아닌 상대방을 위해 용기 있는 삶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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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