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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학자 송부일의 사찰을 찾아서 - 용화사(上)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위치 : 청주 흥덕구 사직1동

  • 웹출고시간2011.08.08 18:20:4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원도 철원군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피안의 뗏목을 타고

대교를 건너 무심천을 따라 걸었다.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고 희미한 달빛이 무심천 물에 잠겨 고즈넉하게 흐르고 있다.

피안의 세계로 가려면 물 위에 뗏목을 타고 용화의 강 언덕을 넘어야 한다. 이곳이 반야의 세계, 용화보전이 있다. 용화사엔 무심천 강 언덕과 물이 있고 용화보전이 있다. 용화세계는 도솔천 내원궁으로 미륵부처님이 계시다.

미륵부처님은 용화 세상을 꿈꾸는 모든 중생들에게 희망의 불로 신앙되어 왔다. 오늘도 도솔천 천상에 보살로 계시며 56억 7만 년 뒤에 세상에 내려와 미처 구제하지 못한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부처이시다.

미륵 신앙이란 지난 날 석가모니 부처께서 불법을 듣고 수행을 계속한 제자 중 한 사람이 미래에 성불한다는 약속을 받고 도솔천에 있으면서 수행을 계속하여 세상에 내려와 성불하고 중생을 교화시킨다는 미륵보살님을 근거로 부연한 미륵삼부경을 토대로 발생된 신앙이다.

이는 미륵보살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부지런히 공덕을 닦고 선을 행하면 이 세상을 떠날 때 도솔천 내원궁에 미륵보살을 만나고 미래의 세상을 쫓아 염부제(閻浮提)로 내려와 미륵불의 법회에 참석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삼일의 마음 수양은 천 수례의 보물

이 진리를 생각하며 걸으니 용화사 입구로 문주에 글귀가 쓰여 있다.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삼일의 마음 수양은 천 수레의 보물과 같지만 백 년 욕심내서 모은 재물은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는 경전 말씀으로 중생들은 재물을 탐하지 말고 마음 수행에 힘쓰라는 교훈에 마음을 가다듬고 문주 뒷면 글귀를 읽어보았다.

"믿음은 공과 선의 근원에 있다", "악을 짓지 말고 선을 행하는 깨끗한 마음이 불교다", "자비를 베풀고 행하기 어려운 것을 능히 행하면 그것이 부처다." 자비의 말씀에 경내로 들

용화사 칠불어가니 커다란 오석으로 만든 공덕비가 서있다.

극락전 증축에 시주한 사람들의 이름을 써 놓았는데, 앞에는 부처님의 말씀 진언이 적혀 있고 양옆과 뒷면에 시주자의 이름이 음각되어 있다.

이를 지나 앞 건물 2층이 관음전과 충북 유일의 불교대학 강의실이 있고 아래층에는 불교대학 교무처와 종무소가 같이 하고 있다. 그 옆에 새로 조성한 7층 석탑에 반배의 절을 올리고 달빛이 쏟아지는 조용한 용화사 가람 배치에 지난 날을 떠올려 본다.

왕실에 꽃비가 내리던 날

조선 말기 고종의 비는 명성황후 민비였으나 을미왜란으로 일본인에 의하여 시해당하고 엄상궁을 새 중전으로 맞이하였다. 왕비가 된 엄비께서는 불심이 대단한 분이셨다. 그날도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고 막 잠이 드셨을 때 일이다.

갑자기 강풍과 벼락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활짝 열었다.

하늘에서 7색 무지개 다리가 황후의 내당에 뻗쳐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다리로 선남선녀에 둘러싸인 일곱 미륵부처님이 들어오셨다.

그런데 옷에는 온통 진흙이 묻어 있었다. 이에 엄비는 옷매무새를 단정히 가다듬고 칠불을 맞이하니 맨 앞의 미륵불이 "우리는 충청도 청주 땅에 위태로운 처지에 있으니 우리를 구하여 절을 짓고 안치해 주소서" 하고는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사라졌다.

왕비는 이상한 꿈에 밤을 지새우고 파발을 하여 청주목사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연유를 알아보게 하였다.

청주 목사 이희복도 왕비와 똑같은 시간에 이와 비슷한 꿈을 꾸었다. 일곱 부처님이 목사의 방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비록 꿈속이지만 미륵부처님들의 통의에 흙물이 묻어있고 목에는 이끼가 끼어 있었으며 깨진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목사가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니 '미륵이 늪에 빠져 곤혹을 치르고 있으니 구하여 주소서' 하고 문밖으로 나갔다. 꿈에서 깨어난 목사도 궁금하던 중 이틀이 지나 왕궁에서 전교가 왔다. 엄비께서 꿈 이야기와 불사에 관한 일을 소상히 살피어 상계하라는 내용이었다.

목사는 무심천변 이곳저곳을 관졸과 같이 살펴보던 중 무심천 서북쪽 개울가 늪 속에 미륵석불 머리 부분이 빠져 있고 석불 하체에 낚시꾼들이 앉아 낚시하고 있는 석불을 발견하였다.

목사는 지엄한 미륵부처님을 깔고 앉은 낚시꾼들을 꾸짖고 칠존 미륵 석불을 꺼냈다. 그리고 엄비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였다.

전교를 접한 엄비는 매우 만족하게 여기고 내탕금을 하사하시어 사찰을 짓게하고 칠존미륵석불을 안치하도록 명하였다. 이희복 목사는 상당산성 안에 있던 보국사를 민력으로 석불이 발견된 늪 부근으로 옮겨와 새로이 절을 짓고 칠존미륵석불을 봉안하여 용화사라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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