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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학자 송부일의 사찰을 찾아서 - 도피안사 下

보물 3층석탑·국보 철조비로자나불좌상

  • 웹출고시간2011.08.01 17:15: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도피안사 요사채

범종각 옆 요사채에는 스님들이 참선을 하고 있어 근엄한 침묵이 흐르고 그 옆 위로 삼성각이 있다.

경내의 모든 시선을 모으게 하며 서있는 3층 석탑에는 8각의 이중 기단을 갖추고 3층 석탑을 올렸는데 8각 기단이 매우 특유한 기법으로 불상대좌처럼 기단 위에 불상을 안치한 모양의 탑신이 올려져 있다.

높직한 지대석 방형 위에 하층 기대석을 마련하고 각 면에 안상을 조각했다. 갑석 위 굄대에는 단조로운 복련을 조각하여 별석을 놓았으며 그 위에 키가 높은 8각의 중대석을 놓고 소담한 양련을 조각한 8각 상대석을 얹었으며 방형 굄돌을 만들어 몸돌에 맞추었다.

이같은 형식은 일반 탑과는 달리 불상의 대좌 기단 형식으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것이다. 이 탑의 탑신부는 일반 석탑의 모양을 취하고 있는데 몸돌은 위 지붕돌과 각각 1매로 짜였으며 우주가 새겨져 있다.

돌들의 키가 높아 전체 균형이 큰 느낌을 준다. 상륜부엔 노반만 남아 있으며 3층 지붕돌과 상륜부가 손상되어 거룩한 문화재의 손상이 안타깝기만 하다. 높이가 4.1m인 3층 석탑은 보물 제2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철조비로사나불 좌상

그 탑 앞 작지도 크지도 않은 대적광전으로 들어갔다. 비로자나 좌불상이 지권인의 자세로 육계의 표현이 분명치 않은 계란형의 단정한 얼굴, 은은한 미소는 참선하는 스님을 대하듯 친근감이 있다.

가슴, 손, 다리의 표현에 양감이 부족하고 양쪽 어깨의 통견법의는 얇게 빚은 평행의 옷주름으로 넓게 파인 가슴을 흘러내리게 했다.

높이 91cm로 국보 제63호 비노자나불은 당시 유행 따라 철로 만들었는데 불상 뒷면에 1,500명의 향도(香徒)가 결연하여 조성하였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100자의 명문 가운데 함통 6년 기유 정월(咸通六年己酉正月)이라는 문구가 있어 경문왕 5년, 즉 865년에 불상이 조성되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라말 철불 조성은 서라벌을 벗어나 전남지역과 변방으로 확산되어 북으로 가다가 강원도 철원지방 도피안사에 조성되었다.

1,500명은 멱거사(覓居士)를 비롯한 호족과 일반 농민들까지 포함되는 수였을 것이므로 새롭게 변한 신앙형태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이는 사회제도를 뒤엎는 일로 선종사상의 유연함을 말해주며, 선사상을 호족들의 감정과 염원을 충족 시켜주는 적절한 계기로써 문화의 흐름이 중앙 귀족에서 지방 호족으로의 시대 변혁이며 이상형으로 지향하는 자화상이기도 했다.

도피안사 철불은 위엄도 권위도 없이 안이한 민간인 인상을 풍기면서도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대좌하고 있어 보이지 않은 서라벌의 도전하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좌는 수미단에 쌓여 보이지 않고 활짝 핀 연꽃 끝 부분만 수미단 위로 간신히 보이고 있는데 이유는 지금도 알 수 없다.

또한 소박하고 검소한 민간형의 철불에 개금불사하여 처음 철불 조성의 뜻과 같지 않아 아쉬움을 남겨 준다. 철불 뒤에는 후불탱화와 지장 탱화, 신중탱화의 화려함이 소박한 철불을 뒷받침하고 좌우에 철불의 금불상들이 조성되어 법신 화엄경의 세계가 펼쳐 있음을 마음속에 느끼며 기도를 드리고 대적광전 밖으로 나왔다.

대적광전을 나오니 느티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마당을 덮는데 바람이 불어와 떨어진 낙엽을 밀어내고 있다. 낙엽 진 슬픔 따라 절 뒤에 있는 화개산에 올라 북쪽 하늘을 바라보니 아련히 한국전쟁의 격전지 백마고지, 포의 폭격에 맞아 삼슬봉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았다는 아이스크림고지 등 분단된 조국의 모습이 철조망 따라 떠올려진다.

가슴 아파하며 생각을 해보니 철원에 도피안사가 창건된 것은 우리 민족의 분단을 없애기 위하여 그 옛날 도선국사가 예측하고 피안의 세계를 다리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다시 수미단 비노자나불이 계신 대적광전으로 들어가 기도를 드리며 남북통일의 그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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