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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7.14 17:11: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991년 5월 충북에 새 봄이 시작됐다. 5·16쿠데타로 무기한 중단됐던 지방자치가 기초의회 출범으로 부활한 것이다. 올해로 스무 살을 맞았다.

지방자치의 부활은 정치적 자치 외에 사회·문화적 자치의 싹도 틔웠다.

하지만 성년을 맞은 지방자치의 현실은 초라함 그 자체다.

충북도의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등 재정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해 예산 기준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32.7%로, 전국 평균 51.9%에 비해 19.2%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3.7%와 비교해서도 1% 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0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다.

도내 대다수 시·군이 지방세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한다.

지방재정의 악화는 지자체가 지역특성을 살린 생활자치 이슈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중앙정부 예산과 대형투자사업 유치에 기초한 개발 사업에 매몰되면서 재정지출 우선순위가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뜻과 유리돼 지방정부의 신뢰 상실로 귀결될 위험성도 커진다.

급기야, 충북시장·군수협의회는 "최근 범국가적인 금융위기 대응, 일자리 창출 등 서민경제 활성화 추진 과정에서 지방재정이 더욱 악화 되고 있다. 지방세수 감소와 지방자치의 근간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그러면서 지방세법 관련 법률 개정 때 지방의 의견을 수렴할 것과 정부가 지방재정을 의무적으로 보전하는 내용을 삽입해 줄 것을 건의한다.

뿐만 아니다. 사회·문화적 측면 역시 자립보다는 중앙정부 종속이 심화됐다. 젊은층이 수도권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농촌은 최고령도시가 됐다.

지방자치의 퇴보는 무엇보다 정치적 자치의 훼손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지방자치가 지역 국회의원들에 의해 휘둘려진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보좌관들을 기초의원 광역의원이나 자치단체장에 공천한다.

자치시대 이전의 국회의원들은 지역민의 눈치라도 살폈건만 이제는 자치의회와 자치단체를 원격조정하며 실익은 챙기고 책임은 이들에게 떠넘긴다. 권한만 커지고 책임은 면제받은 꼴이다. 대한민국 국회가 지방자치 부활 20주년인 올해 지방자치에 관해 유달리 조용한 것도 '지금 이대로' 가자는 셈법이 아닌가 싶다.

지방선거제도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선거제도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최근에는 후보자 정당공천 허용과 비례대표제 도입, 유급제 실시, 중선거구제 도입, 교육의원의 주민 직선 및 광역의회 통합 등의 변화가 있었다. 선거제도 변화에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지자체가 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니 정부도 지방정부를 만만하게 본다. 정부는 올 들어 신공항, 과학벨트, LH본사 이전 등의 현안을 놓고 지역 간 갈등만 부추겼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명목으로 '취득세 50% 감면' 방안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국세인 양도세는 쏙 빼놓고 지방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취득세를 깎겠다고 덤벼드는 정부의 태도에서는 지방자치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국가 전체 4만2천316개 사무에 대한 국가처리사무와 지방처리사무의 비율은 71.7%대 2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처리사무 가운데 국가위임사무가 약 10.1%를 차지하고 있다.

막대한 국가위임사무는 지방에 대한 국가의 간섭으로 인해 자주적·종합적인 지방행정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이는 지방분권을 훼손하는 한 요인이 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가위임사무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가와 지방간 사무 처리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행까지는 갈 길이 너무 멀다. 풀어 나가야할 난제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성숙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선 재정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예산제도 확대와 지방재정의 독립성·자율성 확보를 위한 재정분권운동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재정분권 없는 지방자치는 공허하고, 주민 참여 없는 지방자치는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맞아 의미부여 식 이벤트에 열중하기보다 초심을 되돌아 봤으면 한다. 지역에만 매몰되지 않는 균형감을 갖춘 성년의 자치제를 이제부터 만들어가야 한다.

그를 위해 자치시민과 자치의회 그리고 자치단체가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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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