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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많은 서민들이 은근히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 있다. 로또 복권 당첨이다. 로또 복권 한장 사면 복권당첨이 있는 날까지만 왠지 모르게 행복감에 젖는다. 아마도 예기치 않은 행운이 자신에게도 올 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6개의 숫자 가운데 고작 1, 2개 맞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어떨때는 아예 '꽝'이다. 그럴때면 "그러면 그렇지 내게 그런 대박의 운이 있겠나"하며 씁쓸한 웃음을 짓기 마련이다. 누구나 꿈꾸는 로또 1등의 행운은 아무에게나 찾아 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오지 않은 행운이지만 누군가는 하루 아침에 돈벼락을 맞아 팔자를 고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당장 죽어도 좋으니 로또 1등에 당첨됐으면 원이 없겠다고 한다. 로또에 대한 환상과 미련은 그만큼 치명적인 유혹이다.

이처럼 누구나 염원하는 로또지만 '1등 당첨=행복' 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 같지는 않다. 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로또 1등 당첨자의 불행한 소식을 간간이 접할때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대구 지역 한 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말 로또 1등 당첨자가 친척에 의해 살해됐다고 한다. 이 사람은 당첨금으로 아파트도 한 채 사고, 4천여만원을 자신을 죽인 친척에게 빌려주었고, 일부는 유흥비로 사용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로또 1등 당첨이 살해당한 이유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1등이 안됐더라면 그런 불행한 일이 안 생길 수 도 있었을텐데'라는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로또 1등의 불행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1등 당첨금 50억원을 현금 담보로 은행에서 100억원을 대출해 부동산 투자를 하다 쪽박을 찬 사례도 있고, 기소중지자였던 특수강도 범죄자가 로또 1등에 당첨되면서 거액의 변호사비를 들여 풀려났다 그 돈을 다 쓰고 또 강도짓을 하다 붙잡힌 경우도 있다. 심지어 로또 1등에 당첨되자 같이 살던 남편과 이혼하거나 사귀던 애인를 차버리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로또 1등 당첨자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가 힘들다. 당첨사실이 노출되면 주위의 사람들이 달려들어 도움을 청하기 일쑤인데다 노력하지 않고 얻은 횡재라는 등의 주위의 빈정거림도 감내해야 한다. 때문에 당첨자 가운데 상당수는 살 던 곳을 떠난다. 비단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영국에서도 복권에 당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역사회를 떠났다는 흥미로운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물론 로또 1등 당첨자가 모두가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말그대로 인생역전 드라마를 펼쳐 새롭고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다.

이에 반해 로또 2등 당첨은 어떤가. 로또 1등과 2등은 하늘과 땅 차이다. 누구나 1등 당첨자에게만 관심을 쏟지 2등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2등 당첨자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하는 얘기도 들어보지 못했고, 2등 당첨자에 관련된 내용을 보도한 언론매체도 접한 적이 없다. 실제 받는 당첨금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추첨때마다 다르지만 1등이 십수억을 받는다면 2등은 기껏해야 1억원을 넘는 정도다. 이렇게 당첨금은 큰 차이가 나지만 개인적으로는 1등 보다는 2등에 관심과 애착이 간다. 솔직이 말해 추단할 수 없는 거액과 이로 인한 부담 보다는 남의 관심도 받지 않고 맘대로 핸들링할 수 있는 규모의 당첨금이 더 맘에 들기 때문이다.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도 비슷한 경우다. 어렵게 살던 젊은 여인이 어느날 로또 2등에 당첨됐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힘으로 어린 두자녀를 키우던 여인에게 어느날 갑자기 복이 터진 것이다. 세금 등을 제하고 1억원을 손에 쥔 여인은 몇날을 고민하다 조그만 삼겹살 집을 열었다. 다행히 장사는 잘됐고, 살림살이도 나아졌다. 삼겹살집으로 기반을 닦은 여인은 다시 호프집을 열어 지금은 큰 부자는 아니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인은 만약 그 여인이 1등에 당첨돼 수십억원을 받았다면 현재와 같은 안정된 삶을 살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비록 1억원이라는 돈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추단할 수 없을 정도의 거액의 아니었기 때문에 여인은 자신의 처지에 맞게 미래를 차근차근 개척해 나간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지인의 설명이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선망의 대상은 늘 1등이지만 정작 1등은 고독하고 힘들다. 하지만 2등은 여유가 있다. 부담감도 덜하다. 우스갯 소리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사회'인지는 몰라도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1등 보다는 2등이 더 나을지 모른다. 이런 1등 보다 나은 2등을 꿈꾸면서 모처럼 복권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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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