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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5.26 18:09: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은 예부터 청풍명월의 고장으로 불리웠다. 맑은 바람 밝은 달로 귀결지을 만큼 충북의 경치는 산자수명하다. 강원도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단양부터 영남땅으로 넘어가는 영동에 이르기까지 골마다 내마다 보석같은 비경이 빼곡하다. 오죽하면 돗자리 하나 들고 계곡에 들어가면 그곳이 어디든 무릉도원이 아닌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주로 백두대간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충북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일일이 열거조차 하기 힘들다. 어머니 품처럼 장쾌한 능선을 품은 소백산 국립공원은 전국 제일의 능선산행지로 손꼽히고 있고, 충주호와 영봉의 신비한 조화를 이룬 월악산 국립공원은 청풍명월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괴산에서 보은을 아우르는 속리산 국립공원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속세를 떠난 태고적 선경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보고(寶庫)와 같은 충북의 관광지를 찾는 발걸음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계절적으로도 편차가 크다. 등산객이 많이 찾는 철에는 내방객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철에는 발걸음이 적다. 더욱이 올해는 연초부터 구제역에다 혹한까지 겹치면서 국립공원을 찾는 외지인들이 격감했다. 충북의 관광지를 찾는 발걸음이 적어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주민들도 고통을 받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로 성시를 이뤘던 상가도 을씨년스럽게 변했다. 한때는 수학여행온 학생들로 웃음이 넘쳐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릴 더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이렇게 위기에 직면한 충북관광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충북도는 대전시, 충남도와 공동으로 '대충청방문의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고 대대적인 손님 유치에 나섰다.

정부에서 얼마간의 예산을 지원받고 여기에 3개 시도가 지방비를 보태 나름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 몰이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사업이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추진과정에서도 확실한 컨셉이 잡히지 않아 다소의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 사업은 6·2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4기에서 5기로 교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추진동력을 잃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것이 새롭게 입안되고 추진되는 마당에 전임 시절에 이뤄졌던 사업을 살뜰하게 살필 여력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찌됐건 성과를 떠나 고사직전에 놓인 충북관광을 살리기 위한 이러한 노력과 시도는 평가할 만한 일고, 앞으로도 충북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이 시도돼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여하튼 행정기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북의 관광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에는 이런 충북관광의 실상을 다시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자료가 발표돼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세계적인 여행가이드지인 프랑스의 '미슐랭'은 최근 한국판을 발간하면서 한국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모두 110곳을 추천했다. 최고점수인 별 세개는 23곳, 별 두개는 32곳, 별 1개는 55곳을 선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4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 경주가 7곳으로 뒤를 이었고, 전남 순천과 충남 공주가 6곳씩 선정됐다. 안타깝게도 충북은 단 2곳만 추천했다. 별 두개를 받은 속리산국립공원과 별 한개를 받은 보은 법주사가 바로 그곳이다. 지역으로 국한하자면 속리산이 위치한 보은만이 충북에서 유일하게 가볼만한 곳으로 뽑힌 것이다. 미슐랭이 선정한 곳을 살펴보면 지극히 한국적인 곳과 세계유산과 관계가 깊은 곳이 집중적으로 선정되기는 했지만 달랑 2곳만 선정됐다는 것은 관광충북의 명성에는 걸맞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물론 선정과정에서 다분히 프랑스적인 가치관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고 감안하더라도 미슐랭의 이번 발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미슐랭은 과거와 같은 단순히 보고 물건을 사는 위주의 관광은 더이상 매력적인 관광이 아니라는 것을 곳곳에서 강조했다. 예를들어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이태원과 명동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대신 서울의 한 대학가 노래방이 소개된 것을 보아도 이색적이면서 특이한 곳이 미슐랭의 시선을 끌었다. 덧붙여 자연을 체험하고 역사를 배우고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점도 깊이 음미할 필요가 있다. 대구의 약령한약재시장, 안동 35번 도로 등이 왜 한국에서 가볼만한 것으로 추천했을까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한다. 결국 미슐랭이 내놓은 답은 어디가든 볼 수 있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충북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독특하고 유일한 볼거리를 최고의 가치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런 정답에 가장 근사치에 가 있는 충북의 관광지는 과연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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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