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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 지난 1963년이다. 벌써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너 나 할 것 없이 배고프고 어려웠던 시절 첫 선을 보인 라면은 세월의 흐름속에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왔다.

이제는 누가 뭐라해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표 먹을 거리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라면의 부침도 컷다. 처음에는 생전 들어보지 못한 라면이란 제품이 나오자 '면'이 섬유나 실의 명칭이라 오해해 구입하지 않으려 했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고, 결국 무죄판결이 내려졌지만 지난 1989년 발생한 라면파동으로 관련 업계가 된서리를 맞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러한 아픔과 슬픔을 뒤로하고 한국인의 대표식품 반열에 오른 라면은 이제는 그 종류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라면을 좋아하는 지는 수치로도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는 한해 33억개의 라면을 소비해 세계에서 6번째로 라면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다. 이를 1인당 소비하는 라면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연간 68개의 라면을 먹어 치워 당당히(?)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한 소비갯수로는 연간 450억개를 해치우는 중국이 1등이지만 평균 소비숫자로는 우리나라가 더 많이 먹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라면이 국민 대표식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라면예찬론자들은 쫄깃한 면발과 매콤한 국물, 거기에 '후루룩'하는 소리까지 더한 라면의 유혹을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할 정도다.

아무튼 라면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지만 한국인의 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됐다.

각종 재해발생시 제일 먼저 투입되는 것이 물과 함께 바로 라면이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여행가방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비중이 라면일 정도로 라면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도 없을 정도가 됐다.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을 사로잡은 라면이 이제는 외국사람들의 입맛까지 훔치고 있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국산라면의 수출량은 1억7천만달러로 김치와 막걸리보다 많았다. 수출국가만해도 120개국에 달한다.

지구촌 어디에도 라면이 안들어가는 곳이 없는 셈이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모 회사의 용기라면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인기식품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라면예찬론자까지는 아닐지라도 라면을 좋아하는 편이다.

조리법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한 것이 라면맛이라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몇해전 상영된 영화제목처럼 '파숑숑, 계란탁'표 라면이 제일 입맛에 맞는다.

일반적인 상황일때의 라면맛은 그렇지만 장소와 계절에 따라 라면맛은 또 다르다.

실내보다는 실외가, 여름보다는 겨울이 제 맛이다. 특히 겨울산 정상에서 먹는 라면맛은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천상의 맛처럼 뇌리에 깊숙이 남아 있다.

오죽하면 뜨거운 물이 가득 든 보온병을 메고 낑낑거리며 겨울산을 오를때도 입김을 불어가며 소리내어 먹는 라면맛 생각에 힘든 줄 모를 정도이니 이만하면 중독에 가깝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기성세대의 입맛을 정복한 라면은 어느덧 어린이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며칠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약 70%가 1주일에 적어도 1번 이상 라면을 먹는다고 답변했다.

특히 10명 가운데 1명은 1주일에 최고 5회 이상 먹는다고 밝혀 이미 라면매니아 수준에 달한 초등학생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라면맛에 길들여진 기성세대의 라면인자가 그대로 자녀들에게도 유전된 셈이다.

라면의 영양학적인 측면에 대해 적잖은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라면하면 정(情)이 먼저 떠오른다. 요리라곤 천치(天痴) 수준이지만 그래도 가족을 위해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아빠표 라면'이다.

비용대비 효과는 언제나 만점이다. '후루룩' '달그락' 거리며 게걸스럽게 먹는 아이들은 엄마가 아닌 아빠가 해 준 것이라는 것에 대해 마냥 즐거워 하고, 아내 역시 비록 라면이지만 남편에게 유일하게 대접(?)받는 요리라는 점에서 싫어하는 모습은 아니다.

때문에 모처럼 쉬는 날이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것이 라면파티이고 결론은 언제나 해피엔딩이었다.

이번 주말, 물러갈 것 같던 동장군이 또다시 심술부린다고 한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소박한 라면파티를 열어 보는 것은 어떨지. 쫄깃한 라면에 가족간의 정이라는 양념을 듬뿍 담아 먹는다면 추운 겨울 얼마나 행복할까. 주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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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