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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7.12 18:29: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다문화가정(다문화가족)은 세계화에 따른 또 다른 산물이다. 국제결혼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생겨났다. 다문화가정은 우리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총칭하는 용어다. 대한민국도 이제 외국인과 어울려 한 가족으로 사는 사회가 됐다. 유토피아도, 디스토피아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일 뿐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전이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적어도 그렇다. 2005년 이후부터 결혼이민자의 수는 매년 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한 나라 안에서 각각의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가 도래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 수준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여전히 선진국과 후진국의 외국인을 구분하는 경향이 짙다. 우리문화의 우월성만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점도 그렇다. 단일민족의 우월성을 부르짖는 이들도 여전하다.

지난해 5월 기준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결혼이민자는 16만7천90명이다. 전년 14만4천385명보다 15.7% 증가했다. 이들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는 총 10만3천484명이다.

다문화가정은 도시보다 농촌 지역에 몰려있다. 충북 지역 역시 그렇다. 도내 다문화 가정 학생 수도 크게 늘었다. 2006년 375명이던 초·중·고교생이 2007년 725명, 2008년 993명, 2009년 1천173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2006년의 3.8배에 달하는 1천400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주 보은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다. 뜻 깊은 행사였다. 물론 보은군과 지역 기관·단체들의 각별한 협조로 성황리에 끝났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충북도나 각 시·군의 배려는 아직까지 그리 크지 않다. 예산 편성에서부터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문화 가정 사람들은 이미 충북도민이다. 일방적 강요로는 조화를 만들기 어렵다. 한국어와 한국식 문화 주입만으로는 더욱 곤란하다. 이들의 고유한 문화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2세들이 잊지 않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다문화 정책이다.

충북도는 진정으로 '세계 속의 충북'이 되길 소망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진정성 있는 구체적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은 고국 소식에 목말라 한다. 이들의 향수를 외면하는 정책은 진정한 해답이 될 수 없다. 지역방송국의 협조를 얻어 하루 10분이라도 모국어로 고향소식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교육지원 대책도 절실하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대개 기초학력이 부진하다. 학교부적응 학생도 늘고 있다. 엄마 때문이다. 다문화 가정 엄마의 학습능력은 부족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는 엄마의 힘이 아이의 성적을 좌우하곤 한다. 따라서 이에 적응 못하는 다문화가정은 또 다른 빈곤의 세습을 예비하는 거와 같다.

다문화 가정도 우리와 한 지붕 밑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이다. 다민족 사회는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능동적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없다.

때때로 울고 싶은 게 다문화 가정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을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 낯선 문화에 서툰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질책과 흉보기보다 그늘을 걷어내고 자존감을 세워줘야 한다. 농촌에선 이미 다섯 집 가운데 한 집 꼴로 다문화가정이 생겨났다. 포용할 준비를 더욱 다져야 옳다.

앞으로 10년 후인 2020년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254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이들의 가장 큰 바람은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 실천이다. 시대변화에 맞는 능동적 정책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국가 정체성이 염려되면 우리가 달라지면 된다. 대한민국 처녀는 대한민국 총각에게 시집가면 된다. 대한민국 총각은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면 된다.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다. 그 길은 이미 대한민국 청춘남녀들이 가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단일민족임을 자랑해 왔다. 그러나 요즘 사회는 단일민족 사회가 아니다. 외국인 친화사회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살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자신의 선택을 최상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 선택에 집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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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