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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에 위치한 조지아 주는 전통적으로 농업이 주산업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조지아 주의 땅콩농장 주인 출신이다. 농업이 주업인 관계로 픽 업 트럭 운전 시에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남북전쟁당시 조지아 주은 남군의 거점지역이었다. 북군의 셔먼 장군은 남군의 심장부인 이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그런 이유인지 지금도 조지아 주에는 남부의 정서가 흐르며 북부에 대한 지역감정의 찌꺼기가 남아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지아 주는 농업도의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산업구조의 재편과 다변화 전략을 짜고 있는데 그 탈출구 중의 하나가 영화산업 유치다. 영화산업하면 서부의 헐리웃이 제왕적 입장인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조지아 주는 전통 농업도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영화산업에 눈을 돌렸고, 그 결과 제2의 헐리웃이라 부를 정도로 영화산업의 번창을 몰고 왔다. 조지아 주는 영화산업에 대해 소득세의 감면혜택과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프로덕션을 유치했다. 오늘날 조지아 주를 연고로 한 프로덕션은 800여개에 달한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샌드라 블록 주연), '좀비랜드'(우디 해럴슨 주연) 등 수많은 영화와 TV 드라마가 조지아 주에서 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산업은 서울 충무로를 탈피한지 오래지만 여전히 본가는 서울에 두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한류 열풍을 몰고 온 '겨울 연가'의 촬영 무대가 된 남이섬, 추암 해수욕장 등이 일본 아줌마 관광객을 유치할 정도로 일약 명소가 되었다. 지방에서의 영화 및 TV 드라마 촬영은 이제 보편적 현상이 되었다. 문경 삼관문은 '태조 왕건'의 촬영지로 유명하며 단양 온달관광 단지 내에 있는 세트장도 역사 드라마 촬영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청주에서 영화가 촬영된 것은 아마도 김혜자 주연의 '만추'가 아닌가 싶다. 그 때 김수용 감독은 청주 가로수 길에서 낙엽이 흩날리는 장면을 찍으려 했는데 공교롭게도 바람이 불지 않았다. 궁여지책으로 대형 선풍기를 동원하여 그 장면을 찍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그저 우연히 청주를 선택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빈도수가 잦아지며 청주를 비롯한 충북 일대가 영화산업의 본고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부풀게 하고 있다.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이 수동 수암골에서 촬영된데 이어 칸느 영화제에 출품돼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 윤정희 주연의 영화 '시'의 상당부분이 청주의 시 낭송 카페 '연어가 돌아올 때'에서 촬영되었다. 촬영당시 심억수, 박태언, 홍민하 시인 등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 여러 명이 이 카페에서 여러 날을 밤샘하며 영화촬영을 도왔다.

이번에는 KBS 수목 드라마 '제빵 왕 감탁구'가 수암골, 청남대, 청산 등지에서 촬영되며 충북 홍보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사실 수암골 일대는 1960년 대의 잔영이 짙게 드리운 빈민촌으로 도시 개발에 몰살을 앓아오던 곳이다. 우암산 기슭에서부터 등성이를 기어오르며 형성된 마을에는 도시 개발로 거의 없어진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남아 있고 연탄리어카가 힘겹게 그 굽이 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현대화의 소외지역으로 가난의 땟국이 묻어있는 그 동네가 2008년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행된 벽화 그리기의 무대가 되면서 아름아름 입소문을 내더니 이제는 단골 영화촬영 장소가 되었다. 가난한 모습과 저개발의 상흔이 오히려 스토리 전개에 딱 들어맞는 캐릭터로 작용하면서 영화나 TV 드라마를 찍는 단골장소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청주의 애물단지가 유명단지로 바뀌고, 적자운영에 허덕이는 청남대가 TV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으니 그 효과를 기대해 볼 일이다. 기실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의 별장이었다는 엄숙주의에 함몰되어 이렇다 할 탈구전략을 짜지 못하고 외면당해 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청남대의 과감한 변신을 촉구해본다. 대통령과 연관된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되 영화, 드라마 촬영장소로 개방과 더불어 유명 연예인의 초청공연이라든지, 컨벤션 센터로의 전환을 가늠해 봐야 할 것이다. 산자수명한 충북의 자연경관과 역사의 고장이라는 이점을 영화산업과 접목해 볼 수는 없을까. 청주는 천년고도인데다 청주대에는 연극영화가가 있다. 이런 이점들을 살려 영화산업의 착근을 시도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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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